“치유라는 단어가 자주 보인다. 그만큼 세상이 병들어 있다는 말이다. 병든 세상엔 그 병을 고쳐주겠다고 나서는 치유사도 덩달아 늘어나는 법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치유하려 들기 전에 나 자신부터 치유해야 한다. 때로는 아프면서도 스스로 아픈 줄 모르거나, 병들었으면서도 스스로 병든 줄 모르는 사람이 타인을 치유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있으니까.”

스물한 살 때인 1976년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된 뒤 40년 가까이 글을 써온 김재진 시인이 에세이집 《나의 치유는 너다》를 내놓았다. 마음공부 전문방송 유나(una.or.kr) 대표를 맡고 있는 저자는 세상에 위안의 에너지를 전하는 치유자이자 명상과 음악회를 연출하는 프로듀서다.

그는 이 책에서 세월, 고통, 사랑, 용서의 네 가지 주제로 인생수업을 펼쳐놓는다. 용서의 장에선 분노와 증오심은 바깥에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라고 강조한다. 사랑의 장에선 “사랑이 짧은 시간 기쁨이지만 더 많은 시간 고통스러운 까닭은 상대를 존재 상태로 두려 하지 않고 감정이건, 시간이건 그의 것을 소유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원하면서도 자주 불행한 길을 택한다고 안타까워 한다. ‘사랑도 노력도 하지 말라’는 글에선 이렇게 조언한다. “만약 무언가를 소유하기 위해 기울이는 사랑과 노력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면 사랑도 노력도 하지 말라. 진정한 사랑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어떤 것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