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아홉 살 중년 남자 세 명이 모처럼 모인 자리. 친구들의 반가운 인사와 기타 선물에도 시큰둥한 채 정신이 엉뚱한 곳에 가 있던 폴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자크 카르티에 다리로 가서 뛰어내리는 거야. 나는 행복하지 않아.” 그리곤 마침내 눈물을 떨궜다.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일들》은 자기계발 및 동기부여 전문가인 저자가 폴에게 보내는 편지다. 편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우선 단순하게 살아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생각해보자. 그래,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이곳에, 지금 이 순간에….”

생각해보면 그 어떤 문제와 고난에도 불구하고 각자에게 주어진 축복은 많다. 정신이 있다는 것, 자유로운 나라에 태어나 산다는 것, 직업이 있다는 것, 사지가 멀쩡하다는 것…. 사소해 보이지만 하나라도 없으면 금세 불행해질 삶의 조건들이다.

따라서 저자는 “인생은 정원이고 우리는 자신의 행복이나 불행을 가꾸는 정원사”라며 행복의 정원을 가꾸는 방법을 들려준다. 한 여자를 변함없이 사랑하는 법, 만족하고 감탄할 줄 아는 마음, 돈과 바른 관계를 맺는 방법, 자기 생각과 감정에 귀 기울이기, 부러진 날개로 나는 법….

저자는 이를 통해 로빈슨 크루소가 28년간의 고립된 생활이 자신을 궁지로 몰아가려는 운명의 장난이 아니라 그를 살리려는 신의 설계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우리의 삶 역시 ‘변장한 축복’의 연속이었으며 우리를 그토록 힘들게 한 모든 일들이 아무 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해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