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에도 유럽과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지켰다. 올해는 자동차 판매에 이어 생산량에서도 유럽과 미국을 제칠 것으로 보여 자동차 생산·판매 최대 시장으로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를 크게 늘려 시장점유율(소형트럭을 제외한 승용차 기준)이 처음으로 10%(양사 합계)를 넘어섰다.

10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승용차는 1468만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6.8%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만 전년 동월 대비 8.6% 증가한 156만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지난해 승용차 시장이 2008년 이후 최고치인 13%나 급성장했지만 1450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반면 유럽은 전년에 비해 110만대 줄어든 1250만대가 팔렸다. 라오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사무총장은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여 올해는 10%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1월에는 춘제 특수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판매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가 교통체증과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올해 자동차 판매를 제한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실제 정책을 내놓을 경우 자동차 판매시장은 5%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앞으로 매년 5.5%만 유지돼도 중국의 자동차 보유자 수는 2020년 2억7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10년에 비해 3배나 많은 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국의 도로 확장률은 30% 정도에 그칠 전망이어서 교통문제가 승용차 시장 성장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은 작년보다 10.1% 늘어난 196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세계 자동차 생산의 23.5%를 담당, 유럽과 미국을 제칠 전망이다. 유럽의 자동차 생산량은 3.2% 쪼그라들어 1830만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고급차의 판매 증가와 일본차의 몰락이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독일 BMW는 지난해 32만6444대를 팔았다. 전년 대비 40%나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판매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73%에 달했다.

베이징현대는 전년에 비해 15.7% 증가한 85만6000대를 판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이하 소형밴 제외)은 지난해 6.2%에서 6.7%로 높아졌다.

반면 일본의 이치도요타는 판매량이 전년의 53만대에서 49만대로 줄었다. 둥펑닛산도 80만대에서 77만대로 줄면서 시장점유율이 6.8%에서 6.1%로 떨어졌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