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황에 조경업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같은 동네에서 조경업을 하는 두 남자가 있다. 한 남자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 사업을 접으려 한다. 다른 남자는 조경업을 한 이래 최고의 수익을 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둘은 같은 지역에서 같은 사업에 몸담고 있는데도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무엇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지은 것일까. 바로 사업을 책임지는 두 사람의 리더십 차이였다.

리더 양성에 대한 책은 수없이 많다. 대부분 리더십을 설명할 때는 이론과 개념이 앞선다. 또 창업에 대한 책은 너무 거칠고 혼돈스러운 경우가 많다.

《안트러리더십》을 쓴 미국 금융전문가 데이브 램지는 모험가적인 기업가 정신과 신중한 리더십의 혼합을 ‘안트러리더십’이라고 정의한다. 성장과 번영을 목표로 기업가의 열정과 추진력을 겸비한 분별 있는 리더란 뜻이다.

저자는 무일푼에서 사업을 시작해 26세에 400만달러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한 백만장자가 된다. 그러나 부채와 싸우다 3년 만에 모든 것을 잃는다. 다시 밑바닥 신세가 된 그는 그 후 돈이 어떻게 움직이고 돈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를 연구했다. 저자는 부동산 업계에서 일하면서 한편으로는 재정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주는 일을 했다. 이 경험을 지역 라디오 쇼로 발전시켰고 지금은 미국 전역으로 방송되고 있다.

저자는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통해 ‘안트러리더’가 되는 길을 현실적으로 제시한다. 직원을 고용하는 방법, 해고할 때 해야 하는 표현, 사업 확장 시기 등 구체적이다.

예를 들면 “안트러리더가 되려면 시중을 드는 사람이 돼라”고 조언한다. 부모 노릇을 함으로써 자녀에게 봉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팀을 통솔함으로써 팀에 봉사한다는 뜻이다. 팀원을 가르치고 멘토링하는 것도 봉사하는 것이고, 팀원을 질책하거나 이직을 권고하는 것도 그 팀원에게 봉사하는 것일 수 있다.

저자는 성공한 사람들이 결코 빼놓지 않는 세 가지로 계약서, 수금, 아웃소싱을 든다. 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상대가 사기꾼이라면 그는 여전히 사기를 칠 것이다. 계약서가 가진 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되, 거래의 요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꼭 필요하다. 저자는 “판매하지 않은 것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돈을 받지 못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한다. 판매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불 문제를 처음부터 고려해서 고객에게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웃소싱은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거나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필수적이다.

저자는 “가격이 외주업체를 선택하는 데 주요 요인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외주업체가 너무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면 그 업체는 결국 사업을 접게 될 수도 있다는 것. 외주업체의 피를 빨아먹는 회사는 언젠가 자신의 피도 고갈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사업의 중요한 영역에 있어서 배우자에게 물어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은 경제학을 전공한 야심찬 기업가지만 가정학을 전공한 전업주부인 아내의 판단을 믿는다. 아내는 거의 사업에 손대지 않기 때문에 결코 오만하거나 건방을 떨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전문가는 어딘가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가까이에 있다는 얘기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