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한민국이 인재대국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압축적 경제 발전과 양적 성장을 이어오던 대한민국이 질적 향상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2’에서 “인재가 한국의 성장을 이끌었던 그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미래를 살펴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는 특히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인 만큼 인재정책에 대해 새로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재대국 2012》는 한국의 교육과학기술정책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 분야의 정책적 노력과 성과를 짚어보며 앞으로의 전망도 제시한다. 변변한 부존자원이 없고 축적된 자본도 없는 한국이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고,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힘은 인재육성에 있었다는 것을 통계자료와 함께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인재육성을 통해 사회경제발전을 이룬다는 ‘인재대국 전략’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이 장관을 비롯해 차관과 실·국장 등 교과부 직원 32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그간 추진된 교육과학기술정책의 내용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어려움 및 극복 과정, 현장의 목소리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정리돼 있다. 올해 중점 추진된 인성교육과 지역대학 육성 방안, ‘개방과 융합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저자들은 한국의 교육과학기술이 질적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장밋빛 전망만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 가정의 인성교육 기능 약화, 창의성을 가로막는 사회적 분위기 등 우리 사회의 위협요인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말해주듯 한국의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가 세계적 선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한국 언어와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한국을 찾는 유학생이 급증하는 ‘교육한류’ 열풍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중문화 및 교육한류가 세계적 경쟁력을 높여가는 국내 정보통신 기술과 결합할 때 한국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이 인재를 만들고 인재가 미래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대, 지식정보화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는 국제적 감각을 갖추고 창의성과 개성을 지닌 인재다. 저자들은 이런 전인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 프로그램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이 최고의 복지이기 때문에 어느 한 사람, 어떤 재능도 놓치지 않는 교육 체계를 갖춰야 한다. 양적 팽창을 거듭하다 거품이 낀 대학의 구조조정도 시급하다. 창의와 융·복합을 통한 과학기술혁신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이 같은 새로운 변화가 긍정적으로 이어질 때 인재대국 전략이 위력을 발휘한다는 얘기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