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진영 최대 제조회사인 삼성전자, LG전자와 손잡고 안드로이드 4.2(젤리빈)를 탑재한 레퍼런스(기준)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을 각각 선보였다. 두 제품 모두 사양은 프리미엄급이지만 가격대는 확 낮아졌다. ‘아이폰5’에 이어 ‘아이패드4’ ‘아이패드 미니’ 등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인 애플과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는 각오다.

○현존 최고 해상도 태블릿

29일(현지시간) 구글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된 레퍼런스 태블릿PC ‘넥서스10’은 300ppi(인치당 화소 수) 디스플레이(2560×1600 픽셀)를 장착했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해상도를 자랑해온 애플 ‘뉴아이패드’와 ‘아이패드4’의 레티나 디스플레이(264ppi, 2048×1536 픽셀)보다 해상도가 더 좋다. 8.9㎜ 두께에 603g으로 ‘아이패드4(9.4㎜, 652g)’보다 휴대성도 뛰어나다.

통신 성능도 강해졌다. 다중 안테나를 적용해 일반 와이파이 모듈 대비 3~4배 빠른 속도로 와이파이 통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제품을 만든 삼성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글-삼성 진영은 경쟁 제품인 뉴아이패드보다 100달러가량 낮게 내놓아 ‘가격 경쟁’에서도 우위에 섰다. 넥서스10은 16기가바이트(GB)와 32GB 제품이 각각 399달러, 499달러로 책정됐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키 플레이어’인 구글과 삼성전자가 연합해 레퍼런스 태블릿을 내놓은 것은 태블릿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애플 아이패드 시리즈의 점유율은 56%,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은 41%다. 안드로이드 진영은 1년 전보다 12%포인트 증가한 점유율을 기록하긴 했지만 여전히 열세다. 양사는 넥서스10으로 태블릿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의 열세를 극복한다는 목표다. 다음달 13일 미국 캐나다 일본 등 8개국에서 출시하며 한국은 아직 미정이다.

○넥서스 스마트폰 중 최고 사양

구글이 이날 발표한 레퍼런스 스마트폰 ‘넥서스4’는 LG전자와 공동 개발했다. LG전자가 레퍼런스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입장에서는 구글로부터 ‘전략적 파트너’로 이번에 인정받은 셈이다.
‘넥서스4’ 역시 애플을 염두에 두고 ‘넥서스 스마트폰 중 최고 사양’으로 만들어졌다. 4.7인치 트루 HD IPS 플러스 디스플레이와 스냅드래곤 S4 프로 쿼드코어 프로세서, 2GB 램을 내장했다. LG전자가 지난달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와 사양이 거의 비슷하다.

가격은 8GB 제품이 299달러, 16GB가 349달러로 옵티머스G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롱텀에볼루션(LTE)이 아닌 3세대(3G) 네트워크만을 지원한다. 통신사나 국가와 관계없이 가입자 식별모듈(유심)만 끼우면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로 판매될 예정이다. 미국 등 7개국에서 다음달 13일 출시하며 국내 판매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안드로이드 4.2 공개

안드로이드 4.2 버전은 지난 6월 공개한 젤리빈(안드로이드 4.1)의 기능을 일부 향상시킨 마이너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구글은 ‘포토 스피어’란 이름의 파노라마 카메라 기능을 추가했다. 사용자의 위 아래 주변 등 모든 장면의 촬영 이미지를 자동으로 합성해주는 기능이다.

하나의 모바일 기기에 복수 사용자 계정을 지정할 수 있는 기능과 케이블 없이도 TV에 스마트폰 화면을 띄우는 기능 등도 새로 생겼다. 4.1 버전에 처음 도입한 ‘구글 나우’도 개선이 이뤄졌다. 이 기능은 사용자의 위치 정보나 사용 패턴 등을 분석해 사용자가 따로 검색하지 않아도 날씨 교통 식당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준다.

다음 버전인 ‘키라임파이’는 내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심성미/이승우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