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위기 구원투수는 人材…키워드는 '창의적 아이디어'
인재가 국가 번영의 초석임은 역사가 증명하는 진실이다. 식량·자원·인구 등 수많은 재앙적 예언이 빗나간 것은 인적자원의 가치를 과소평가한 때문이다. 어찌보면 인류의 역사는 위대한 정치가가 아닌, 위대한 인재가 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재상은 시대적으로 모습을 달리한다. 사냥이 주업이던 원시시대의 인재는 탁월한 사냥꾼이었고, 공자시대의 인재는 학문적 소양이 으뜸 자질이었다. 하지만 정보기술(IT)이 주도하는 이른바 ‘스마트시대’에는 또 다른 인재를 요구한다. 한국의 성공은 교육의 성공이고, 교육의 성공은 인재 육성의 성공을 의미한다. 하지만 교육시스템을 시대적 흐름에 맞게 재정비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인적자원이 천연자원 지배

줄리언 사이먼의 ‘인적자원론’은 인간만이 궁극적 자원이라는 것이 골자다. 천연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사이먼 인적자원론을 입증시킨 대표적 국가다. 최근 들어 글로벌 인재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들에 기조적으로 밀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다소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미국 과학기술 및 보건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국인 중 54%가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이 2020년엔 인재 부족국가가 될 것이라는 컨설턴트의 경고도 나온 상황이다. 인재 쟁탈전이 기업을 넘어 국가경영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키우는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은 국가의 핵심 책무다. 인구 급증이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지구촌 인구 70억명은 천연자원에 비할 수 없는 귀중한 인적자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은 원유가 말그대로 ‘펑펑 쏟아지는’ 산유국이다. 하지만 천연자원의 혜택을 흠뻑 누리는 이들 국가를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천연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술과 인재가 부족한 탓이다. 반면 한국 일본 싱가포르 독일 등은 천연자원의 부족을 인적자원으로 극복한 대표적 국가들이다. 인적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의 공통점은 인재를 키우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실용 중시 등이다.

#스마트시대엔 '융합적 인재'

공자가 살았던 시절에는 소위 ‘공자왈 맹자왈’을 잘 읊는 사람이 인재였다. 국가는 인이나 예, 충이나 효를 깊이있게 설파하는 사람을 찾아 요직에 앉혔다. 과학적 지식이나 기술적 노하우는 좀 격이 낮은 인재들의 몫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산업혁명 시기에는 발명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인재로 평가받았다.

21세기 정보기술(IT) 시대의 인재상은 창의와 글로벌, 리더십으로 요약된다. 인터넷의 발달로 일반적 지식은 언제든 ‘검색’이 가능하게 됐다. 인터넷이 거대한 지식창고가 되면서 지식 자체보다는 그것을 활용하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중요해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창의적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꿔놓은 대표적 시대의 인재다. 국경이 허물어지는 시대에 글로벌 마인드도 빼놓을 수 없는 인재의 자질이다. 언어적 자질과 다양한 문화 이해 능력도 중요하다. 지식과 기술, 인문학적 소양과 창의력 등이 어우러진 스팀형(STEAM) 인재, 다빈치형 인재는 21세기 스마트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의 전형이다. 리더십은 시대를 초월한 인재의 자질이다. 리더십은 국가나 조직, 기업의 인적자원 시너지를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능력이다.

#시대흐름 맞춘 교육제도 필요

교육은 인재의 산실이다. 당장은 번성한 국가라도 교육 인프라가 부실하면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어려울수록 교육 인프라를 단단히 해야하는 이유다. 세계적으로 교육 인프라가 강한 나라는 덴마크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 주로 북유럽국가들이 꼽힌다. 지난 2~3년간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도 이들 북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경제가 안정된 것은 교육 인프라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리나라가 폐허의 땅에서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 10대 강국으로 도약한 원동력도 교육과 인재다.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는 한류도 그 뿌리는 교육이다. 이른바 한국의 ‘치맛바람’은 극성스러운 부모의 자녀 교육열을 다소 부정적으로 표현한 것이지만 그 치맛바람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원동력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교육시스템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단순 지식으로만 줄을 세우는 개발시대의 교육제도로는 글로벌 인재 경쟁에서 앞서가기 어렵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개성이 존중되는 교육이 필요한 시대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 논술 포인트 >

역사적으로 인재상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살펴보자. 화두가 되고 있는 다빈치형 인재, 스팀형 인재는 어떤 자질을 요구하는지 공부해보자. 바람직한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토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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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다빈치·STEAM형 인재를 찾는다

인문학적 지식+과학적 소양+창의적 아이디어

[Cover Story] 위기 구원투수는 人材…키워드는 '창의적 아이디어'
21세기 스마트시대의 전형적 인재상으로 흔히 다빈치형 인재, 스팀(STEAM)형 인재가 꼽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전성기 르네상스를 논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예술과 과학을 아우르는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였다. 따라서 인문학적 자질과 이공계적 소양을 함께 갖춘 인재를 다빈치형 인재라고 부른다. 스티브 잡스는 “지구상에 새로운 물질은 없고 오직 새로운 융합(convergence)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창의적 인재는 인문과 과학적 재능의 융합으로만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최근 기업들은 이런 다빈치형 인재를 선호한다. 일부 대학은 수시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다빈치형인재전형’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한다.

스팀형 인재는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 수학(mathematics)의 머릿글자 합성어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 인문학적 소양을 두루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 스팀교육은 미국에서 먼저 일반화된 개념이다. 미국 청소년들이 수학과 과학에서 흥미를 잃고 전반적 학업성취도가 떨어지자 이를 우려한 교육당국이 제안한 교육법이다. 우리나라 스팀 교육은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 16대 주요 과제 중 하나였다. 스팀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과학기술, 공학, 예술, 인문학적 소양 등을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한 분야의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보다 스팀형 인재를 선호하는 시대다. 수시로 대학을 들어가려는 학생들의 경우도 ‘스팀형 스펙’은 도움이 된다. 정보기술(IT)이 주도하는 스마트 시대에는 인문과 기술의 결합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