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세계 최고 포럼으로 우뚝 선 '한경 글로벌 인재포럼'
“한국이야말로 교육이 경제 사회 정치 문화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고 있는 나라다.” “전쟁으로 잿더미가 됐고 자원이라고는 사람이 전부인 한국이 지금은 롤모델이 됐다. 성공 이유는 교육에 있었다.”

‘글로벌 인재포럼 2012’(23~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참석한 세계 경제석학과 교육전문가들은 “한국 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을 통한 인적자원의 무한공급에 있었다”는 분석을 앞다퉈 내놨다. 이들은 1950~1960년대까지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7대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에 교육열이 없었다면 한국은 지금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저개발국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인재포럼은 한국경제신문과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매년 공동주최하는 세계 최대의 인재 관련 포럼이다.

#교육이 한국을 세웠다



이같은 분석은 ‘동아시아·태평양(EAP) 워크숍’에서 더욱 강조됐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한국의 인재개발 노하우를 배우려는 말레이시아 등 9개 국가의 장·차관과 교육 정책 책임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루이스 벤베니스테 세계은행 아·태지역 교육분야 최고책임자는 “인재 개발과 양성에 관한 세계 최고 수준의 포럼으로 떠오른 글로벌 인재포럼이 한국에서 탄생했다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결과”라며 “동아시아 지역의 개발도상국들도 한국 교육 정책에서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개도국들이 교육 분야에 아무리 많은 재정을 투입해도 그에 따른 성과가 투입된 재정에 비례해서 커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 있는 말라위와 에티오피아는 지난 20여년간 비슷한 수준으로 교육 예산을 늘려왔지만 말라위의 교육 분야 성과가 에티오피아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정책 실현 과정에서 포퓰리즘 등 정치적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포퓰리즘으로 인해 정책 자체가 완전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말한 그는 “정책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해당 정책이 상부에서 하부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많은 오류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Cover Story] 세계 최고 포럼으로 우뚝 선 '한경 글로벌 인재포럼'

#이젠 창의인재 키울 때다

창의적인 인재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됐다. 아오키 도요히코 (주)아오키 사장은 “기업은 창의적 인재를 뽑는 것뿐 아니라 인재가 이탈하지 않고 회사와 함께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오키 사장은 직원 30명의 작은 철공소로 시작해 인공위성(마이도1호)을 개발, 쏘아올린 일본의 중소기업 (주)아오키의 창업자다. 그는 “인재들에게 도전하고 꿈꿀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심어주는 기업 환경을 만드는 게 그 해법”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협상력을 키우는 교육도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협상학 전문가로 꼽히는 대니얼 샤피로 하버드대 협상학 교수는 ‘설득하는 인재, 세상을 바꾸는 협상’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세계 모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협상 기술과 갈등 해소 능력을 교육한다면 세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을 잘하는 인재를 키우는 데에는 ‘훈련에 훈련, 또 훈련’밖에 없다”며 “정부가 교육과정에 월 1회 단 2시간씩만 ‘협상학’을 개설해도 청소년들이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폭이 눈에 띄게 넓어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협상교육은 사회 성숙시켜

대학교육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페리둔 함둘라푸르 캐나다 워털루대 총장은 “변화하지 않는 기업과 국가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한 코닥과 같이 될 것”이라며 “기후변화, 고령화 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곳은 대학뿐”이라고 강조했다. 함둘라푸르 총장은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키우기 위한 조건으로 체험학습, 새로운 지식 창출을 위한 교육을 제안했다. 이효수 영남대 총장은 “산업사회에서의 교육은 이전의 지식을 복사하듯 외우는 X(제록스,xerox)형 인재를 높이 평가했지만 지식사회에서는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Y(생산, yield)형 인재가 필요하다”며 “이런 인재를 바탕으로 대학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일자리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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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딜라이트 시찰 "삼성스타일 이런 거네요"

“한국의 모든 트렌드가 시작된다는 서울 강남에서 첨단 기술을 보고 있으니 미래에 온 듯한 기분이네요. 이런 게 진정한 ‘삼성 스타일’인가요?”(글로벌인재포럼 연사 우르슬라 데트라프 고려대 교수)

[Cover Story] 세계 최고 포럼으로 우뚝 선 '한경 글로벌 인재포럼'
글로벌인재포럼 부대행사인 교육투어B(창의인재코스)에 참여한 외국인 연사들은 서울 서초동 삼성 딜라이트(삼성전자 홍보관)를 둘러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투어 직전 프레젠테이션에서 봤던 1970년대 삼성전자의 흑백TV는 온데간데없고, 곳곳이 첨단 정보기술(IT) 기기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포럼 연사를 비롯해 100여명의 정부초청 장학생들은 전시관 내 3DTV, 스마트TV,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을 구석구석 살피며 첨단 기술을 체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미래 기술을 소개하는 코너에선 곳곳에서 ‘와우~’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홍보 직원이 전시 화면에 손을 대자 전자담배처럼 생긴 작은 기기의 영상이 나타났다. 그는 “외국어 문장 위에 얹으면 번역된 문장을 표시하고, 실시간으로 통역도 가능한 ‘휴대용 통·번역기’”라고 설명했다.

신용카드의 개인 전자정보를 기록해 카드 대신 쓸 수 있는 IT기기인 ‘원카드 솔루션’의 소개도 뒤따랐다. 수많은 신용카드를 기기 하나로 대체할 수 있고 사전에 등록한 지문을 인식해야만 작동해 도난 우려도 적은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