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 폭스바겐 ‘골프’ 공략 강화

“우리도 ‘골프’ 같은 소형차 내놓겠다.” “국산차 고객 잡겠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

3000만 원대 수입차 규모가 커질 기세다. 수입차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젊은 층 구매가 늘면서 컴팩트(소형)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22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1시리즈 해치백 기본형 가격을 3390만 원에 내놨다. 폭스바겐 골프가 주도하는 시장을 잡기 위해 내놓은 선택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국내 수입차 시장이 지금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 이라며 “소형차 가 수입차 판매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내년께 신형 A클래스를 국내 처음 선보인다. 3000만 원대 가격으로 소형 해치백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경쟁 차종은 BMW 1시리즈, 폭스바겐 골프 등이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내년 초 3000만 원대 소형 해치백 포커스(디젤)를 추가로 내놓는다.

폭스바겐코리아도 경쟁 업체들이 신차 공략에 대비해 골프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골프보다 작은 소형차 폴로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대중브랜드가 선점하던 3000만 원대 수입차 시장은 독일 고급차 메이커의 진입으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수입차 공세가 거세지면서 그랜저, K7, 알페온, SM7 등 3000만 원대로 팔리는 준대형급 국산차의 추후 판매량 추이도 주목된다.

한국수입자동차업계(KAIDA)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3000만 원대 이하 모델은 총 60가지로 작년(49개)보다 11개 늘었다. 같은 가격대 수입차의 올 1~9월 판매대수는 2만3418대로 전체 판매량(9만5706대)에서 25%에 달한다. 수입차 4대 중 1대 꼴이다.

국내 3000만 원대 수입차 인기의 원조는 폭스바겐 골프가 꼽힌다. 골프를 타는 사람들의 모임인 골프 동호회가 활성화 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올해 폭스바겐 전체 판매량에서 골프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육박한다.

3000만 원대 모델로 성공한 또 다른 사례는 BMW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다. 총 8가지 3000만 원대 모델을 시판 중인 미니는 지난해 판매대수가 4282대로 전년 대비 93% 성장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총 4107대 팔려 전년 동기보다 26%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의 성공 사례를 놓고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가졌다” 며 “중저가 수입차가 늘어나면 아무래도 국산차 고객 일부를 끌어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