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선행조건은 '겸손'입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사진)는 16일 오후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의 대화' 강연에서 "뭔가를 할 때 겸손을 생각하면 항상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한국 문화가 가르치는 겸손은 아주 중요하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야 한다"며 겸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주문했다.

김 총재는 "인생을 살면서 언젠가는 한국이 아닌 땅에서 일할 것을 염두해 둬야 한다"며 "그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들은 다양한 언어를 습득하고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는 "가난을 끝내고 번영을 공유하는 것이 세계은행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빈곤퇴치를 위해 유능한 직원들과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하버드대 의대 교수를 지내고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담당 국장,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을 역임했다. 그는 올 7월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은행 12대 총재에 취임했다.

이번 강연은 서울대 개교 66주년을 맞아 미래 인재들에게 국제적 안목과 감각을 키워주기 위해 마련됐다.

강연이 열린 서울대 백주년기념관에는 이른 시간부터 3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수십여 명의 학생들은 좌석을 확보하지 못해 강연이 끝날 때까지 서서 듣기도 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