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창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창업 전선에 내몰리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자들이다. 대개는 치밀한 준비 없이 개업한다. 먹는 장사이니만큼 어떻게든 꾸려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식의 창업이다. 딱히 다른 재주가 없어서이기도 하다. 퇴직금을 쏟아부어 음식점 문을 열고도 곧 두 손 드는 집이 많은 배경이다. 자영업 창업 뒤 53%만이 3년을 버티고 나머지 47%는 3년 안에 문을 닫는 형편이라고 하지 않는가.
손님이 줄을 서는 음식점을 만들기가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음식점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에서 작은 도움을 얻을 수 있겠다. 이 책은 일본의 유명 요식업 컨설턴트 13인의 현장 레슨이다. 일본의 음식점 전문 경영잡지 ‘니케이레스토랑’이 17년간 진행해온 음식점 경영 컨설팅 사례 중에서 핵심만 골라냈다.

음식점을 하는 이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세밀하게 접근하고 있는 게 강점이다. 배달주문을 늘리는 비결, 불리한 입지 조건을 극복하는 방법, 상권 내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단체손님을 유치하는 방법 등 음식점을 하는 이들이면 누구나 고민하는 항목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메뉴판, 간판, 전단지, 응대법에서 이벤트까지 음식점 각각의 특성을 알리는 방법이 유용하다. 없는 고객을 끌어들이고 주문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곁에서 알려주는 것처럼 현장감 있게 전해준다.

월 2000만엔의 매출을 올렸던 해산물 선술집(이자카야) ‘다이’의 컨설팅 사례. 다이는 경쟁 업소가 생긴 탓에 매출이 7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었다. 컨설턴트의 조언은 항구 직송 해산물의 신선도를 앞세워 ‘회 메뉴’의 비중을 키우라는 것. 다른 가게에서 하는 것들 중 좋다고 생각하는 점을 받아들여 이도저도 아닌 가게가 되면 곤란하다는 주문이었다. 신규 고객에게는 메뉴판의 추천메뉴를 통해 모둠 회를 권하라는 조언도 뒤따랐다. 해산물 이자카야를 찾는 이들은 대개 모둠 회를 기대하는데 메뉴판 추천메뉴에 모둠 회가 없으면 주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상식 같지만 문제는 실천이다. 심상훈 작은가게연구소장은 “‘이런 방식이 효과가 있겠어’ 하는 생각만 한다면 절대 변할 수 없는 법”이라며 “오랜 현장 경험에서 나온, 이들 전문가의 조언이 귀에 들어온다면 곧바로 적용하고 실천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