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쏘아올린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최근 화성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 로봇의 임무는 화성에 생물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이 형성돼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풍경을 담은 첫 컬러 사진을 보내왔는데, 사진에는 자갈이 있는 사막 풍경과 분화구의 테두리가 포착됐다. 과연 우주에는 인간 외의 ‘외계인’이 존재할까.

《우리는 모두 외계인이다》의 저자 제프리 베넷은 ‘외계인의 존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천체물리학 박사인 저자는 미국에서 왜 ‘외계인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반문한다.

우주에 있는 별이 최소 1000억개 이상인 것만은 확실하다. 1초에 하나씩 별을 세면 1천억초가 걸린다. 별을 다 헤아리는 데 3200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묻는다. “이렇게 많은 별 중에 지구와 같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 행성이나 위성이 없을까. 태양계가 형성된 것처럼 같은 과정으로 만들어진 또 다른 태양계가 과연 단 하나도 없을까.”

실제로 지난해 12월에는 지구 크기의 행성이 처음 발견됐다. 그 행성은 지구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의 궤도를 돌고 있다. 과학자들이 외계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와 비슷하거나 전혀 다른, 무한히 많은 세계가 존재한다. 우리는 모든 세계에 우리가 보는 것과 같은 생명체들이 존재한다고 믿어야 한다.’

기원전 300년경 에피쿠로스가 한 이 말에서 보듯 외계인에 대한 탐구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에피쿠로스는 원자론자였다. 원자가 세계를 이루고 있다고 믿었고, 원자의 수는 무한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우리가 사는 세계처럼 다른 세계도 가능하다고 여겼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생각에 반대했다. 원자는 무한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여겼다. 이 믿음은 기독교의 시대인 중세를 이어져 온 후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로 인해 깨졌다.

하지만 과연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생각은 깨졌을까. 저자는 인간은 우주가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는 ‘우주 중심 증후군’을 갖고 있으며, 외계 생명체를 탐사하려는 노력이 이 믿음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책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일상에 매몰되기 쉬운 우리의 시야를 지구로, 우주로 확장시킨다. 자연히 자기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게 된다. 우리말 제목이 ‘우리는 모두 외계인이다’인 것은 우리 생각의 중심을 외부로 옮겨보자는,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사고실험의 결과다.

책 속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상도 가능하다. 외계인 또한 자신들 이외의 생명체를 찾아다닐지도 모른다. 이 드넓은 우주에서 해변 속 모래알갱이 같은 지구를 그들이 찾아낸다면 그 생물체는 영화 속에서처럼 믿을 수 없는 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들은 이미 인간을 발견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들이 보기엔 우리 인간이 미생물처럼 미개한 존재여서 한번 쳐다본 후 무심코 지나갔을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며 어느 순간 우리 일상에서 사라진 과학과 우주를 되살려보는 의미가 클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어린 시절의 꿈과 현재의 지적 확장을 모두 경험할 수도 있겠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