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스테이크 15개 더…살 찌우고 계체후 설렁탕·바나나로 체력회복
33세 노장 송대남이 유도에서 한 체급을 올리는 힘겨운 도전에서 금메달의 기적을 일궈냈다. 효과적인 체중관리와 ‘특별 음식’이 금메달의 숨은 비결이었다.

81㎏급 최강자였던 송대남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땐 권영우(한국마사회)에게 밀렸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김재범(한국마사회)에게 밀려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양쪽 무릎 인대가 모두 끊어지는 시련까지 찾아왔다. 2010년 11월 무릎 수술을 받아 인공 인대를 무릎에 이식했다.

수술 후 한 달 만에 매트로 돌아온 송대남은 지난해 3월 81㎏급을 포기하고 90㎏급으로 체급을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바뀐 체급에 적응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사실 모험이나 마찬가지였다”며 “바뀐 체급으로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말 적응이 되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체급을 올리기 위해 그는 이를 악물었다. 매일 새벽, 오전, 오후 등으로 나눠 진행하는 고된 훈련은 하루에 3000㎉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런 훈련을 소화하면서 체중을 늘리기 위해 하루 다섯 끼를 먹어야 했다.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유도를 담당하는 김영수 선임연구원은 “유도에서 체급을 올리려면 단순히 몸무게를 늘리는 게 아니라 순간적인 힘을 쓰기 위해 근육량도 늘려야 한다”며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몸만 불고 둔해지기 때문에 단백질 공급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테이크를 하루 15장씩 먹었고 닭가슴살도 입에 달고 살았다. 음식으로 채우지 못하는 부분은 식품 보조제로 보완했다. 단백질 파우더를 비롯해 순간적인 힘을 내는 에너지원인 크레아틴을 음료수에 타서 섭취했다.

충분한 영양 섭취와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불어난 몸에 힘이 붙었다. 다른 선수들은 주요 대회를 앞두고 체중 감량에 힘들어하지만 그는 오히려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김 선임연구원은 “많은 선수들이 급격한 체중감량으로 정작 본선에서 힘을 못 쓰는데 송대남은 평상시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유도 선수로서 환갑인 33세. 체력을 보강하는 음식도 매우 중요하다. 유도는 오전 7시에 계체를 한 뒤 9시30분부터 32강을 시작으로 하루 동안 5경기를 치러야 한다. 계체 이후 2~3시간반 동안 체력을 회복하는 게 승부의 관건. 유도 선수들은 계체 후 에너지 회복을 위해 설렁탕 국물을 한 사발 마시면서 수분과 에너지를 섭취한다. 이후 경기장에 공수해온 죽을 한 그릇 먹는다. 경기 중간중간 바나나를 먹는데 이는 소화가 잘되고 탄수화물과 칼륨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꿀을 바른 인절미는 공복감을 해소하는 데 좋은 음식이다.

김 연구원은 “기술에서 최정상급인 유도 선수들에게 체력을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수분과 탄수화물 섭취를 위해 무엇을 언제 어떻게 먹느냐가 컨디션과 체력유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