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90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국내 첨단 산업기술인 대형 TV용 ‘아몰레드(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기술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기술을 빼낸 이스라엘계 오보텍 본사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김영종)는 28일 “오보텍 한국지사 직원들에게 아몰레드 패널의 회로도를 전달받은 본사 임원과 기술정보 수집 역할을 하는 홍콩법인 직원, 중국·대만의 영업담당 직원에 출석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오보텍 측은 기소 대상에서 한국지사를 빼달라고 검찰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보텍 본사는 나스닥(미국 장외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자회사인 한국지사가 기소되면 본사가 나스닥에 해당 사실을 공시해야 한다.

이럴 경우 대외적으로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오보텍 측은 검찰 조사에서 ‘우리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일이 벌어지면 삼성과 LG 역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결과 오보텍 한국지사 직원들이 빼낸 아몰레드 기술 중 일부는 삼성과 LG 직원에게서 직접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속기소된 오보텍 한국지사 직원 김모씨는 삼성과 LG의 아몰레드 기술을 빼내 발표용 자료로 정리했는데 이 중 ‘GATE 및 SD레이어 ACI 이미지’ 부분은 LG디스플레이 직원에게서 직접 건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직원이 ‘아몰레드 패널의 불량부위를 점검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하자 아무런 의심없이 김씨에게 자료를 파일째 넘겼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오보텍 평택 공장을 즉시 퇴출시키고 세금 감면 등 지금까지 제공한 혜택을 환수하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