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와이즈먼과 그렉 맥커운의 《멀티플라이어(Multiplier)》. 이 책은 신선한 리더십을 꿈꾸는 특수 집단을 소개하고 있다. 잠재력의 120%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사례를 집중 분석한 결과이기도 하다. 긍정에 긍정을 더하며, 덧셈에 만족하지 않고 곱셈의 논리로 미래를 바라보는 DNA를 지닌 리더 그룹의 실질적인 이야기다.

조직 생활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리더는 나의 잠재력을 깨워주는 반면 어떤 리더는 오히려 의욕을 잃게 만든다. 궁합이라고 해야 할지, 대인관계 스킬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분명한 사실은 비슷한 환경임에도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저자는 바로 그런 현상에 초점을 맞추었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점증형 성장에 도전하게 만드는 150여명의 리더들을 분석, 멀티플라이어의 5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인재를 끌어들이고 최대한 활용하기, 최고의 생각을 요구하는 열정적인 분위기 만들기, 도전 영역 창출하기, 토론을 통해서 결정하기, 주인의식과 책임감 심어주기의 핵심을 소개한다. 이 책의 백미는 어떻게 멀티플라이어가 되는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준다는 것이다.

이 책은 멀티플라이어의 대척점에 ‘디미니셔(Diminisher)’를 등장시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도전의지를 북돋워주는 플러스형 리더가 멀티플라이어라면 포기하게 만드는 네거티브형 리더가 디미니셔다. 독자 스스로 극점에 있는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 사이에서 자신을 포지셔닝하라는 행간의 주문이 매섭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윤윤수 휠라(FILA) 회장의 리더십 여정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 분이야말로 진정한 ‘멀티플라이어’이기 때문이다. 8년 전 브랜드 의류산업이 전략적 변곡점에 있었던 시절, 휠라코리아의 임원과 12시간을 연속해서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주제는 혁신리더십이었고 장소는 양재동 본사 건물이었다. 이틀 동안 강의와 토론을 하면서 윤 회장의 경영철학은 물론 회사의 문화도 엿볼 수 있었다.

허명회 KD운송그룹 회장 또한 척박한 경영환경에서 모든 잠재력을 확장하고 활용시킨 또 다른 멀티플라이어다. 재능 있는 사람을 모으기보다는 주변 사람의 재능을 발견한 리더이며, 최고가 되기 위해 스스로 환경을 개척하는 정신을 심어준 아버지 같은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다가온 구절은 ‘승리를 눈앞에 두고도 스스로 기권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이다. 리더가 승리를 목전에 둔 구성원을 오히려 기권하게 만드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에 가슴이 뜨끔해진다. 저자들은 우선 30일 동안 몰입하여 멀티플라이어가 되는 데 도전하라고 말한다. 30일이면 디미니셔에서 멀티플라이어로 변신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신완선 <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