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재와 설비를 만드는 일본의 중견 기업 ‘미라이공업’. 이 회사의 연간 매출은 2300억원, 경상이익은 360억원 선이다. 일본 내 경쟁업체에 비해 다섯 배나 많다. 잔업은 없으며 정년은 70세, 휴무일수는 연간 143일이다. 일본에서 근무시간이 가장 짧다. 5년마다 전 직원이 가족 동반 해외여행을 하고 국내여행은 매년 다녀온다. 오너가 자신의 재산을 털어 종업원에서 복지를 베풀고 있는 ‘시혜경영’을 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구조가 가능할까.

《결국은 리더십이다》는 요즘 유행하는 창조경영의 토대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책이다. 한국경영인력연구원 원장으로, LG그룹 삼성전자 포스코 기아자동차 하이닉스 하나은행 KT&G 등 수많은 기업에서 27년여간 리더십과 전략경영 강의를 해온 저자의 현장 경험이 녹아 있다. 풍부한 사례가 이해를 돕는다.

미라이공업에서는 서류 봉투를 50회 이상 사용해야 버린다. 사무실의 전기 스위치에는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야마다 사장이 붙인 ‘불을 켜지 말 것’이란 경고문구도 붙어 있다. 이렇게 절약된 돈은 직원들의 복지비용으로 쌓인다.

야마다 사장은 짠돌이 경영만 하는 게 아니다. ‘창조경영’으로도 유명하다. 간부 승진 때 승진 대상자 이름을 적은 종이를 선풍기 바람으로 날려 가장 멀리 날아가는 사람을 승진시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그는 전기 절약 표어와 함께 계단, 벽면 등 직원들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장소에 또 하나의 표어를 붙인다. ‘항상 생각하라’. 그 결과 직원 760명이 내놓는 연간 제안 건수는 약 9300건. 1인당 평균 12건이다. 제안 심사 관련 부서에서는 이 제안들을 꼼꼼히 심사하고 활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 아이디어들을 활용해서인지 일본 시장 점유율이 80~90%나 되는 제품이 수십 가지다.

직원 전원이 가족동반 해외여행을 가고, 7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으며 잔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된 자연스런 결과다.

저자는 “많은 경영자, 리더들이 ‘창조경영’을 부르짖고 있지만 창조경영은 구호만으론 절대 불가능하다”며 “창조경영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행동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똑똑한 리더는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시키고, 어리버리한 리더는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며 “평범한 사람들의 힘을 위대하게 만드는 사람은 결국 리더”라고 조언한다.

미라이공업 외에도 애플 구글 삼성 등 주요 기업의 생생한 사례를 담았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방법으로 ‘10분 뒤와 10년 뒤를 동시에 생각할 것’ ‘감성리더십으로 소통할 것’ ‘리더의 인격을 먼저 다듬고 스스로를 불태우는 열정을 먼저 보여줄 것’을 주문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