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후보자를 2억원으로 매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58)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곽 교육감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변경될지 주목된다.

3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동오) 심리로 열린 항소심에서 검찰은 “유권자에게 50만~100만원만 제공해도 징역형에 처해지는 선례를 볼 때, 상대 후보자에게 2억원을 제공한 경우에도 징역형에 처해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1심은 엄벌이 필요하다면서 벌금형을 선고하는 모순된 판결”이라며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누락한 1심의 오류가 항소심에서 바로잡혀야 한다”고 1심을 비판하기도 했다.

곽 교육감에게 2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는 징역 3년에 추징 2억원, 금품을 전달한 혐의인 강경선 방송통신대 교수는 징역 1년이 각각 구형됐다. 1심의 검찰 구형과 동일하다.

곽 교육감은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 대가로 박 교수에게 지난해 2~4월에 걸쳐 2억원을 주고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2억원에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곽 교육감을 유죄로 판단, 벌금형 30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형 선고로 곽 교육감은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벌금형 선고에 대해 검찰은 “납득할 수 없는 화성인 판결”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곽 교육감은 직을 상실하고 선거보전비용 35억여원을 반환해야 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