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생활창업아카데미 강연
이승환 벌집삼겹살 대표 “인(人)테크가 성공 비결”
“사람부자가 진정한 부자입니다.”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에서 벌집삼겹살 돌풍을 불러일으킨 개그맨 출신 사업가 이승환 대표(사진)는 지난 24일 숭실대 벤처중소기업센터에서 열린 생활창업아카데미에 강연자로 나서 “창업에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성공 노하우의 핵심은 첫 번째도 사람, 두 번째도 사람이다. 이 대표는 “내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도 아직 완전한 내 손님이 아니다” 며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교감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연기자가 돼라”고 외친 그는 개그맨 출신답게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하며 좌중을 압도했다.

이 대표는 2004년 벌집삼겹살을 창업해 현재까지 국내에서 250여개 체인점을 냈다. 일본은 물론 싱가폴, 홍콩까지 벌집삼겹살의 맛을 전파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1994년 개그맨으로 방송에 데뷔했지만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무명시절을 보내야 했다. 그 당시 월수입 40만 원으로 하루하루를 겨우 버텼다.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갈갈이 패밀리로 박준형, 정종철과 인기를 얻었던 것.

하지만 그는 만족할 수 없었다. 홍보대사로서만 존재할 수밖에 없는 연예인의 한계를 깨닫고 직접 사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제조업, 여행사, 출판사 등 여러 분야에서 총 9번의 사업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벌집삼겹살의 성공 노하우를 터득했다.

손님과 교감의 시작은 매장에 들어설 때부터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주문을 받을 때 손님과 눈을 마주치며 정성을 쏟고, 식사 중간 어지러워진 테이블 위를 살피고 정리해 항상 그들에게 주의를 기울인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재방문 여부는 손님이 계산을 하고 매장 밖으로 나설 때 판가름 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음식 맛은 어땠는지’를 묻고, ‘부족한 부분을 느꼈다면 그 점은 개선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남기며 끝까지 손님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손님의 마음을 붙잡는 데 있어 돈 들이지 않는 ‘공짜’ 비법인 셈이다.

직원 관리에서도 그는 대화하기를 권하며 사람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결국 창업자 자신이 밝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손님과 직원 모두를 사로잡아 그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대표는 창업에서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붕어빵 장사를 하더라도 자신이 호텔의 빵을 굽는 일류 요리사라는 생각을 가져보라” 며 “복장과 도구를 깔끔하게 맞추고 ‘Blue Fish’와 같은 재밌는 상호를 붙인 포장 봉투에 붕어빵을 담아주는 등 상식과 다른 전략을 구사하라”고 조언했다.

강연 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예비 창업자들은 이 대표에게 “9번의 실패를 겪었을 당시 시련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한 때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도움을 받으리라 생각치도 못한 선배로부터 큰 사업 자금을 받아 다시 도전할 수 있었다” 며 “이런 경험을 통해 사람에 대한 신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경닷컴 신현정 인턴기자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