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퍼주기식 공짜 복지…곳간 거덜나면 미래가 부도
올해는 선거의 해다. 4월에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12월에 18대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정치인들의 표밭갈이는 이미 시작됐다. 인기영합 선심성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반값, 무상, 공짜 딱지가 붙은 정책들이 난무한다. 가히 포퓰리즘 선거판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 정책들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까. 그렇게 해도 탈이 없는 것일까.

임중연 동국대 교수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한다. 그는 “선진국을 슬럼가로, 경제대국을 부채대국으로 전락시킨 것이 바로 포퓰리즘”이라고 단언한다. “공짜 복지로 인해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국가채무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국민, 즉 우리들이다”며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역설한다. 새책 《어느 과학자의 점심시간》을 통해서다.

임 교수는 제목에서 보듯 세계인명사전 ‘마르퀴스 후즈 후(Marquis Who’s Who)’에도 이름이 올라 있는 과학자다. 동국대 기계로봇에너지공학과 강단에 서고 있다. 그는 “역대 정권의 포퓰리즘 행태는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들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알려서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다”며 책을 펴낸 이유를 말했다.

그는 동네 공항으로 전락한 청주국제공항, 교육포퓰리즘의 희생양이 된 ‘이해찬 세대’ 등 선심성 정책으로 인해 초래된 경제 후퇴, 예산 낭비 현장 등을 짧은 글 속에 담아냈다. 과잉 복지로 몰락한 그리스, 살인적인 청년 실업률에 시달리는 스페인, 세계 10대 부국에서 슬럼가로 밀린 아르헨티나 등 포퓰리즘에 무릎을 꿇은 해외 여러 나라에도 시선을 돌려 그 폐혜를 꼼꼼히 짚었다.

임 교수는 “정치권이 내놓은 복지정책을 모두 시행하려면 1년에 60조원이 든다”며 “무상복지는 곧 세금복지”라고 강조한다. “포퓰리스트들은 세금 없이는 실행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세금을 내라고는 하지 않는다. 정권을 차지한 뒤 집집마다 새로운 항목의 세금고지서를 발송하면 그만”이라며 포퓰리스트들의 무책임한 행태를 꼬집는다.

그는 “공짜 포퓰리즘은 양잿물과 마찬가지”라며 “선거에서 표가 아무리 중요하다 할지라도 집권당 지도부까지 나서서 국민들이 양잿물을 먹도록 선동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역설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