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고은ㆍ김주영의 문학과 삶 엿보기
‘오직 글쓰기만 목숨 걸고 사랑한 사람, 단 한 줄의 문장을 위해 지구 끝까지 걸어서도 갈 사람, 그래서 ‘길 위의 작가’라는 수식어는 함부로 붙여진 것이 아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소설가 김주영 인터뷰 중)

《외로운 영혼들의 우체국》(서영출판사, 1만3800원)은 수필가 정진희 씨가 만난 대한민국 대표 작가 26인의 이야기다. 저자는 이들 작가의 인생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전국 어디든 마다하지 않았다. 사흘째 술만 마시느라 연락이 두절된 함민복 시인을 찾아 강화도 경찰서를 뒤졌고, 삼보일배의 도법 스님과 순례길을 함께하기도 했다.

작가의 집안과 출생 내력도 담아냈다. 소설가 김주영 씨가 두 명의 어머니와 두 명의 아버지를 바꿔가며 자란 이야기, 북한 국비로 모스크바에 유학했던 시인 정철훈 씨의 백부가 카자흐스탄에 망명해 무국적자로 산 얘기 등 작가의 곡절 많은 개인사는 우리나라 역사와 겹쳐진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