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7가지 초대형 구조물, 어떻게 탄생했을까
길이 213, 폭 36.5, 높이 17.5. 1858년 런던 템승강에서 진수한 그레이트이스턴호는 당시까지 세상에서 가장 큰 배라는 사실 외에도 특징적인 면들이 많았다. 선체 하부와 측면을 2층의 외판으로 만드는 ‘이중선체’로 흘수선(선체가 물에 잠기는 한계선)을 보강한 것이다. 두 외판이 64 떨어진 이중선체를 만드는 데에는 1.9 두께의 철판이 무려 3만개나 쓰였다. 애초에 계획한 상업운행에는 실패했지만 그 어마어마한 크기와 건조기술, 배를 만든 이점바드 킹덤 브루넬이란 이름은 조선사에 남아 있다.

미국의 대륙횡단철도는 1860년대 남북전쟁 당시 시작됐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계획에 따라 동쪽과 서쪽에서 동시에 철도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중국인 인부들의 희생이 잇따랐던 7년간의 공사 끝인 1869년, 마침내 동서에서 달려온 두 철도가 만났다. 10년 뒤인 1876년엔 미 대륙 양쪽 끝까지 5600를 83시간39분에 주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대륙횡단철도는 미국이 산업대국으로 성장하는 기폭제가 됐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세상의 모습은 급격히 변화했다. 특히 선구적인 천재들이 남긴 혁신적인 구조물들이 역사를 장식했다. 영국 BBC방송 프로듀서이며 역사가인 데보라 캐더버리가 쓴 《강철혁명》은 지금까지도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7가지 초대형 구조물의 탄생 과정을 보여준다.

브루넬이 지은 그레이트이스턴호, 영국 스코틀랜드 동부 포스해안의 벨록 등대, 미국 맨해튼의 뉴욕과 롱아일랜드의 브루클린을 잇는 브루클린 다리, 런던의 하수도, 미국의 대륙횡단철도, 파나마 운하, 후버댐 등이다. 그레이트이스턴호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남아 기능을 하는 구조물들이다. 책은 각각의 건설 과정에서 겪은 위기의 순간 등을 그 당시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펼쳐보인다.

저자는 “각각의 구조물은 당대의 지식수준을 말해주는 독보적인 기념물로, 산업지식과 전문기술이 얼마나 진보했는지를 실증한다”고 얘기한다. 프랑스가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려다 실패한 점을 꼽으며 “기술 진보와 변화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엄청난 양의 창조적 노력을 거치고 나서야 한때는 거의 불가능했던 일들을 일상적인 것으로 바꿔놓는다”고 설명한다. 또 “19세기에 새롭게 등장한 산업 거인들이 이전 세대의 어깨 위에 올라섰듯이 그 시대의 풍부한 영감과 에너지는 20세기를 수놓은 엄청난 진보를 위한 촉매가 됐다”고 강조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