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책] 고통 치유?…'내면의 아이' 부터 다스려라
“누구나 내면에 다섯 살짜리 아이가 있습니다. 당신이 지금 고통받고 있다면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당신 내면을 찬찬히 바라보세요. 어쩌면 그 아이가 웅크린 채 울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아이에게 다가가서 손을 내미세요. 아이의 손을 토닥이며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매일매일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덧 그 아이는 당신의 마음 속에서 즐겁게 뛰어놀고 있을 거예요. 그러면 당신은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을 거예요.”

가까운 사람의 사소한 한마디에 걷잡을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머리로는 ‘내가 왜 이러지’ 싶은데, 가슴으로는 멈출 수가 없다. 그 화는 대체 어디서 왔을까. 베트남 출신 세계적 종교 지도자인 틱낫한 스님은 그 화가 우리 ‘내면에 있는 아이’의 상처에서 왔다고 말한다. 무의식 속에 꾹꾹 눌러 두었던 그 아이의 고통이 사소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로 촉발돼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 아이의 상처를 치유해야만 우리의 화와 고통도 치유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화해》는 마음 속 응어리로 힘겨워하는 사람에게 틱낫한 스님이 전하는 심리 처방전이다. 스님은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먼저 자신과 화해하라고 강조한다. 내면의 상처받은 아이와 만나 자신을 치유하고 나면 상처 입은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은 ‘내 안의 아이’를 어루만져주는 8가지 지혜를 알려준다. 첫걸음은 ‘깨어 있음’으로 시작된다. 스님은 깨어 있음을 수행하기 위해 ‘숨쉬고, 걷고, 내려놓으라’고 이야기한다. 내면의 아이를 치유하고 삶을 행복하게 해줄 7가지 수행법도 제시한다. ‘물건 치우기 명상법’ ‘16가지 호흡 수행법’ ‘평화의 편지 쓰기’ ‘새 출발’ ‘감정을 밖으로 쏟아내기’ 등이다.

스님은 “내면의 아이가 겪는 고통은 대개 우리가 어릴 적 받았던 상처가 원인”이라며 “아버지나 어머니, 할머니나 할아버지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내면에 상처받은 아이가 있기 때문에 대를 이어 내려온 상처의 연결고리를 끊는 일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