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받던 한국, 세계최대 원조회의 연다
개발원조 분야 세계 최대 회의이자 최고위급 회의인 세계개발원조총회가 오는 29일부터 12월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HLF-4)’는 로마(2003년), 파리(2005년), 가나의 아크라(2008년)에 이어 네 번째. 아시아에서는 첫 회의다.

총회에 참석하는 주요 인사로는 세계 정상급 지도자 등 거물급들이 많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토니블레어 전 영국 총리,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호세 라모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 등 160여개국 정부 대표와 70여개국 국제기구 대표, 의회, 시민단체, 학계 등 2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총회의 논의 사항은 원조효과 제고 방안 및 국제개발 협력의 비전과 전략 마련이다. 원조관련 국제이행 규범의 수립도 주요 의제로 다룰 방침이다. 빈곤 개도국에 대한 원조정책의 상호조정과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한 경제 사회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원조규모 확대와 원조활동의 효율성 제고 등을 중점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신흥공여국과 시민단체, 민간단체 등의 역할이 커져가는 추세에 맞춰 다양한 원조 주체를 포함하는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이러한 논의의 결과를 담은 ‘(가칭)부산 선언’이 채택될 계획이다. 파리선언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효과적인 원조를 위한 개선사항, 원조와 무역, 투자 등 다른 개발관련 정책 간 연계 개발효과를 올릴 수 있는 방안도 협의한다.

29일에는 총회 주제별 분과세션과 부산시장 주최 환영 리셉션,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의회포럼 등이 열린다. 30일에는 개회식과 장관급회의, 민간기업 포럼이 이어지고 12월1일에는 ‘최종 전체회의’, 결과문서를 채택하는 폐막식이 열린다.

부산시는 이번 총회에서 경제발전의 노하우를 개도국과 공유하며 부산은 물론 한국을 세계에 알려나가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참석자에게 현재 부산과 한국의 발전된 모습과 과거의 어려웠던 모습을 알려 개발원조의 성공적인 경제발전 사례를 안내할 계획”이라며 “아시아 4위의 전시·컨벤션 도시로서 위상제고와 도시 홍보에 나서 대한민국의 국격 제고와 개최도시로서의 브랜드 상승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총회에서 ‘부산 이니셔티브’도 발표,추진하기로 했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농수산식품을 활용한 개도국 건강지원 프로젝트와 필수 섭취 영양소 부족으로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태평양 도서국과 아프리카 내륙국의 영양공급 및 질병을 치료한다는 데 목적 을 두고 있다. 단순한 공적개발 원조에서 탈피해 개도국의 실질적인 발전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이번 총회에서 제안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부산이 교육분야의 공적원조 사업도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교육분야 공적개발 원조사업 전문기관을 목표로 설립된 ‘APEC국제교육협력원’을 중심으로 개도국에 대한 국제교육훈련, e러닝연수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지식정보 격차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불과 반세기 전만 하더라도 세계의 많은 나라로부터 원조물자 지원을 받았던 도시인 부산이 세계 5대 항만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원조가 큰 역할을 했다”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나라가 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또 이젠 받은 만큼 어려운 지역에 되돌려 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