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35년 최장수 아나운서의 멘트 노하우
"1977년부터 지금까지 아나운서로만 일하며 35년이 지났다. 하지만 내 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매일 10분의 라디오 방송이지만 나는 부스 안에서 대기하며 흥분과 설렘을 느낀다. 고수가 진검의 날을 살피듯 나는 이 시간을 위해 호흡을 가다듬고 뉴스 원고를 매만진다. "

'아나운서계의 대모'로 불리는 박경희 아나운서.KBS 공채 4기로 방송을 시작해 지금도 매일 오후 4시 라디오 뉴스를 진행하는 최장수 아나운서다. 그가 아나운서의 모든 것을 담은 책 《최고의 아나운싱》을 펴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아나운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아나운싱의 이론 및 실제를 정리했다. 우리말 발성과 호흡에 관한 이론,기사를 토대로 앵커 멘트 쓰기,인터뷰 기법,방송기기 다루기,아나운서들이 접하기 쉬운 실수에 관한 자기 평가 리스트 등 실무 자료가 요긴하다.

그는 아나운싱을 '뉴스로 시청자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리사이틀'로 바라본다. 앵커가 지켜야 할 방송 멘트 작성의 두 가지 원칙 중 제1원칙은 '말하는 것처럼 쓰고 또 마땅히 말해야 하는 대로 쓰라'는 것.제2원칙은 '제1원칙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임택근 아나운서를 '임 변사'로 지칭한 일화,50여년 전 한 아나운서가 "오늘 날씨는 흐렸다리,개였다리 하겠습니다"라고 했던 일기예보 사례 등 원로 아나운서들의 에피소드를 곁들여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