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출연진은 저녁 식사나 잠자리를 건 게임을 하기로 결정하며 '콜'소리를 높인다. 그 결정에 각자의 저녁 시간 운명이 갈린다. 편안한 잠자리에 푸짐한 저녁상을 받지 않으면,밤새 배곯는 소리를 들으며 야외취침을 해야 한다. 출연진은 한 끼 건너뛰고,시청자는 한 번 크게 웃으면 그만이지만 그 결정이 기업에 관련된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고경영자(CEO)가 내리는 단 한번의 결정에 기업의 생사가 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사숙고 끝에 내린 판단이 최악의 결정이 되는 것을 피할 방도는 없을까. 의사 결정의 순간마다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승자의 결정》은 '이기는 의사 결정'의 비결을 풀어놓는다. 저자들이 조사한 21명의 리더들에게 공통된 '최선의 결정을 위한 6가지 원칙'을 얘기한다.

저자들이 찾아낸 첫 번째 원칙은 '답은 회의실 밖에 있다'.다른 사람을 통해 한 번 걸러진 정보는 왜곡되기 쉽다. 이 부서 저 부서를 거치다 보면 정보는 수정되고 요약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걸러진 정보로 작성된 보고서는 핵심을 간추린 듯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큰 줄기에서 벗어나거나 잘못 해석된 것일 수 있다. 미국 의료장비업체인 메드트로닉스의 빌 조지 전 사장이 취임 후 한 달 반 동안 자사 제품을 쓰는 병원의 수술실에서 보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지 사장은 수술실에서 확인한 자사 카테터의 결함을 곧바로 개선하는 등 그가 사장으로 있던 2001년까지 12년간 회사 덩치를 11억달러에서 600억달러로 키웠다. 소도시에 매장을 전개하기 전 네덜란드 시골마을로 날아가 득실을 따져본 오린 스미스 전 스타벅스 사장의 이야기도 리더가 눈과 귀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저자들은 또 '두려움을 이기는 자가 승자의 결정을 한다'고 말한다. 두려움은 안전지상주의에 빠지게 하기 때문에 결국은 생존 경쟁에서 뒤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리스크는 의외로 실체 없는 두려움일 확률이 높다"며 "정확한 진단을 선행하고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남들이 생각지 못한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밖에 '뜨거운 논쟁이 최선의 결과를 만든다' 등 최종 결정을 앞둔 리더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원칙을 제시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