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 구조조정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구조개혁 대상 대학을 골라내는 핵심 잣대인 재학생 충원율과 취업률 등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교육과학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5일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전국 194개 4년제 일반대학의 취업률과 학생충원현황,결산내용 등 35개 항목을 공시한다. 교과부와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이 통계를 토대로 학자금 대출과 정부의 재정지원을 제한받는 대학 명단을 다음달 초 발표할 계획이다.

◆'재학생 충원율'이 생사 결정

재학생 충원율은 대학구조개혁의 1차 대상인 '하위 15% 대학'(50개 안팎)을 골라내는 데 핵심 지표다. 대학구조개혁위는 구조조정 대상을 고르는 지표 가운데 가장 높은 30%의 가중치를 주기로 했다. 학생을 유치하지 못하면 교육기관으로서 존재의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교과부 집계 결과 올해 재학생 충원율이 90% 이상인 대학은 156개로 전체의 80.8%였다. 지난해의 154개교(80.6%)보다 약간 늘었다. 충원율 70% 미만인 대학은 14개(7.3%)로 작년(17개)에 비해 세 곳 줄었다. 종교대학을 빼면 건동대(40.6%) 서남대(52.7%) 경북외국어대(64.2%) 중원대(67.1%) 대구예술대(67.6%) 한중대(69.0%)의 충원율이 70%를 밑돌았다.

교과부 관계자는 "하위 15% 대학 가운데 퇴출 대상이 될 경영부실대학이 선정될 것"이라며 "재학생 충원율과 취업률 등 가중치가 높은 항목이 대학의 운명을 가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취업률 50% 미만 60곳

졸업생 취업률은 '하위 15% 대학' 선정지표 중 가중치가 20%로 두 번째로 높다. 구조조정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대학들은 취업률을 올려야 한다. 졸업생 3000명 이상인 대형 4년제 중 서울과학기술대(옛 서울산업대)의 2011년 취업률(작년 8월 · 올해 2월 졸업자 대상)이 73.5%로 가장 높았다. 성균관대 연세대 고려대 인하대 한양대 건국대의 취업률도 60%를 웃돌아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취업률이 50%를 밑도는 대학은 60개에 달했다. 졸업생 1000명 이상인 대학 중에는 목원대(40.1%) 배재대(43.7%) 상명대(44.2%) 동덕여대(44.5%) 수원대(44.8%) 원광대(45.2%) 등의 취업률이 낮았다. 1000명 미만 소규모 대학 가운데는 추계예술대(19.2%) 성민대(31.8%) 서울장신대(31.8%) 등 예술 및 종교 관련 대학의 취업률이 부진했다.

◆고대 · 연대 · 성균관대 기부금 많아

지난해 기부금을 많이 받은 대학은 고려대(676억원) 연세대(647억원) 성균관대(475억원) 중원대(419억원) 가톨릭대(398억원) 차의과대(310억원) 순이었다. 인하대(289억원) 가천의대(258억원) 경원대(257억원) 홍익대(185억원) 이화여대(176억원) 경희대(140억원) 등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전년에 비해 기부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KAIST(88억원→255억원) 제주대(6억원→120억원) 인천대(8억원→55억원) 부경대(34억원→78억원) 충남대(20억원→58억원) 등이었다. 기부금이 많이 줄어든 학교는 성균관대(967억원→475억원) 중앙대(289억원→89억원) 한라대(167억원→6억원) 울산대(283억원→90억원) 인하대(420억원→28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