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병철 회장 손자, 스마트시대 수혜 '톡톡'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외에 출시한 갤럭시탭 10.1용 액세서리 하나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애니모드라는 액세서리 전문 업체가 내놓은 갤럭시탭 10.1용 케이스가 애플 아이패드2의 공식 액세서리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 커버'와 외양이 유사해 디자인 표절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분쟁이 가열되는 상황이었던 만큼 여러 외신들이 보도하고 나설 만큼 파장이 있었다. 논란은 삼성전자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애니모드 제품은 삼성의 공식인증을 받은 제품이 아니다"고 해명에 나서면서 빠르게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애니모드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조카가 운영하는 업체임이 알려져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애니모드는 고(故)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셋째 딸 이순희 씨(70)의 아들인 김상용 사장(48 · 사진)이 대표를 맡고 있다. 이씨는 이건희 회장보다 두 살 위의 누나로 1961년 김규 전 서강대 영상대학원장과 결혼해 조용히 내조에 힘써왔다.

애니모드는 2007년 김 사장이 설립한 액세서리 전문업체다. 설립 직후부터 삼성전자와 거래를 맺은 데다 빼어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잇따라 내놓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의 뒷면 배터리 커버 부분을 바꿀 수 있는 '컬러 커버'는 국내 갤럭시S 이용자 가운데 5%가 구입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매출은 280억원.이혁준 애니모드 이사는 "스마트폰 대중화에 힘입어 올해 매출은 8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은 50여명으로 거의 관리 · 영업 인력이며,디자인과 생산은 대부분 다른 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비상장사로 지분은 거의 김 사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사장은 애니모드뿐만 아니라 영보엔지니어링이라는 업체도 소유하고 있다. 1998년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한 회사지만 지난해 매출이 3240억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휴대폰용 이어폰,거치대,휴대폰용 배터리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이어폰으로 삼성전자 휴대폰 구입 시 제공되는 이어폰 가운데 50%는 영보엔지니어링이 만들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