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가 좋고 거래비용이 싼 곳을 골라 주식을 매매하는 복수 거래소시대가 내년 하반기에 개막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신제윤 부위원장 주재로 '자본시장 제도개선 민관합동위원회' 제5차 회의를 열고 대체거래시스템(ATS)을 도입해 주식 유통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ATS는 거래소의 여러 기능 중 상장 공시 등을 배제하고 오로지 주식 매매에만 집중하는 전자적인 방식의 거래시스템을 말한다. 엄밀히 보면 거래소가 아니지만 상장 주식을 경쟁매매를 통해 오전 9시~오후 3시까지 매매할 수 있어 거래소의 경쟁자 역할을 하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양자 간 경쟁을 통해 거래비용이 낮아지고 가격발견 기능은 강화돼 자본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120여개의 ATS가 운영되고 있다.

금융위는 ATS 제도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올 하반기 국회에 제출하고 관련 시행령과 규정을 만들어 내년 중으로 ATS를 출범시킨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국내외 증권사를 중심으로 ATS 설립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 대우 우리투자증권 등은 ATS 진출을 브로커리지(주식중개) 부문 확대의 기회로 보고 설립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는 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ATS시장에 진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ATS는 자본시장 인프라라는 공공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회사당 최대 지분율을 20~40% 선으로 제한해 독주를 원천 차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대형 증권사나 IT기반의 중소형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 ATS가 전체 거래의 10%를 차지하게 되면 정규 거래소로 의무 전환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ATS가 활성화되면 국내외 거래소 간 합병이나 연계 움직임이 커질 것"이라며 "거래소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예탁결제원과 코스콤 등의 자회사를 묶어 지주사 체제를 구성하는 등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