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소에 '.한국' 도입이 본격화되면 한글 이용자의 도메인 사용이 편리해지고 영어가 익숙지 않은 이용자들의 인터넷 접근성도 높아진다.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도메인 등록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서종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은 "한글도메인 시대는 국내 인터넷 사용환경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8월22일부터 누구나 '.한국' 신청 가능

'.한국' 국가 도메인 등록 관리 기관인 KISA에 따르면 '한글.한국' 도메인의 등록은 25일부터 단계별로 진행된다. 우선 정부,공공기관은 25일부터 오는 8월16일까지 12주간 등록할 수 있다. 상표권자는 25일부터 내달 21일까지 4주간 신청 가능하다. 8월22일부터는 '.한국' 도메인을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등록 초기 선호도가 높은 단어에 동일한 신청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8월22일부터 31일까지 신청한 도메인 중 신청인이 2명 이상인 도메인은 9월20일 공개 추첨을 통해 등록자를 정한다. 추첨 등록이 끝난 10월6일부터는 누구나 신청서를 제출한 순서대로 실시간 등록할 수 있다.

◆'.한국'은 '.com' 같은 최상위 도메인

예전에도 인터넷 주소창에 한글을 입력해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 가능한 서비스가 있었다. 가령 '한국경제신문'이라고 입력하면 자동으로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 'hankyung.com'에 접속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인터넷 주소가 아닌,엄밀히 말하면 '인터넷 주소 자동 연결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한글 주소 서비스 사업자들이 KT나 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들의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서버에 한글 키워드와 실제 도메인을 연결해주는 처리 절차를 두는 방식이다. ISP가 키워드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접속할 수 없다. 반면 '.한국'은 '.com''.net'과 같은 최상위 도메인(TLD · Top Level Domain)이다. ISP와 상관없이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하게 접속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에서 더 쉽게 사용

한글도메인은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환경에서 더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에서 웹을 실행할 경우 인터넷 주소창에 긴 영문 주소를 입력하는 것보다 간단한 한글 주소를 넣는 것이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글도메인 활성화를 위해 ‘.한국’ 도메인에 한해 도메인 등록비를 한시적으로 할인하여 제공할 방침이다. 2009년 11월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가 자국어 도메인 접수를 시작한 뒤로 한국을 비롯한 33개국이 자국어 도메인을 신청했다. 현재 한국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20개국의 국가 도메인이 ICANN에 등록된 상태다.

'.한국' 도메인은 인터넷익스플로러 7,파이어폭스 3.6 이상의 PC 웹브라우저와 사파리,안드로이드 2.2,인터넷익스플로러모바일 6 이상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구형 웹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 6에선 작동되지 않는다. KISA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와 협력해 상위 버전으로의 업그레이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ICANN

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국제도메인관리기구.1998년 설립된 비영리 민간기구로 인터넷 도메인 관리와 정책을 결정하는 국제기구.기존 최상위 도메인(.com/.net/.org 등) 등록 업무를 제공하거나 '.한국'처럼 새로운 최상위 도메인이 출현하면 승인권을 갖는다.

임원기/이승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