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기괴한 복장을 한 여성 한 명이 가수로 데뷔했다.

그가 선택한 미디어는 신문과 방송이 아니었다. 홍보를 맡은 친구들은 음악 블로거들을 찾아다녔다. 뮤직비디오는 자신의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공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팬을 끌어모았다. 이어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활동무대를 넓혀갔다. 물론 기존 미디어와의 인터뷰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가 세계적 스타가 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8개월.미국 한 대학은 그의 삶과 명성에 관한 강의를 개설하기도 했다.

'SNS 마케팅'의 상징으로 불리는 레이디 가가(사진) 얘기다. 그가 이번에는 소셜게임으로 눈을 돌렸다. 미국 언론들은 10일 레이디 가가가 소셜게임 '팜빌(farmville)'을 통해 새 앨범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게임을 통해 신곡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팜빌은 페이스북에서 하는 소셜게임으로 징가가 만들었다. 온라인상에서 농작물을 수확,판매하고 영토를 넓혀가기도 한다. 친구들과 선물을 주고받고 협업을 하는 것은 필수다.

레이디가가는 이 게임에 '가가빌(GaGaville)'이라는 농장을 만들기로 했다. 팬들은 그와 친구가 된 후 새 앨범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에 담긴 미공개 노래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정해준 미션을 완수해야만 신곡을 감상할 수 있다. 신곡은 17일부터 19일까지는 팜빌에서만 제공된다. 공식 발매는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AP통신은 "가가빌은 페이스북,트위터,게임 등 팬들이 있는 곳으로 연예인들이 달려가고 있다는 상징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팜빌 사용자는 전 세계에서 4600만명에 이른다.

레이디 가가는 이미 탁월한 SNS 활용 능력을 보여줬다. 트위터 팔로어는 990만명,페이스북 친구는 3376만명에 달한다. 유튜브를 통한 동영상 클릭 수는 10억회를 넘어섰다. SNS가 그의 기반이자 마케팅 통로가 된 셈이다. 레이디 가가가 'SNS 마케팅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유다.

일본 대지진 때도 그의 SNS 활용 능력은 빛났다. 트위터에 위로의 글을 올리고 1600만달러를 기부했다. 그리고 직접 제작한 구호 팔찌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판매했다. 마케팅 채널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였다. 5달러짜리 팔찌는 8시간 만에 25만달러어치가 팔렸다. 그는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