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에서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중요한 이유는 청중이 조직 내부인이건 외부인이건 상대방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오페라를 음악,예술,역사,문학,연기,건축 등 모든 것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이라고 말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프레젠테이션 능력 또한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요구되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이 중요한 이유

미국 기업의 경우 CEO는 아주 뛰어난 프레젠테이션 능력의 소유자인 경우가 많은데,대표적 인물이 스티브 잡스입니다. 그의 뛰어난 화술과 프레젠테이션 스타일을 분석한 책까지 나왔을 정도입니다. CEO의 프레젠테이션 능력의 중요성은 특히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가치를 전달하고 설득시켜야 하는 기업의 투자설명회 로드쇼 같은 데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로드쇼에서 CEO가 행한 프레젠테이션 결과가 다음날 주식시장의 주가에 반영될 정도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의 세 가지 핵심

첫째,누구를 상대로 한 프레젠테이션인가 하는 청중에 대한 분석입니다. 청중이 누구인가는 프레젠테이션의 전략적 방향과 목적,주요 메시지,난이도,스타일을 결정짓습니다.

둘째,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필요한 리서치,적합한 서술 구조,알맞은 길이가 나오게 됩니다. 아울러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적절한 비유,극적 대조,인용구,통계,에피소드 등을 고민하게 됩니다. 특히 알맞은 길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에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청중의 입장에서는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 전달받은 정보의 10~20% 정도만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상대방 기억의 저장고에 남는 20%가 될 수 있도록 발표 내용을 구성해야 합니다.

셋째는 어떻게 하면 좀 더 흥미롭고 강렬하게 시각적 전달 효과를 극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인간은 문자보다는 이미지를 훨씬 쉽게 기억하기 때문에 정보도 시각적으로 전달될 때 수용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이것은 프레젠터의 세련된 몸짓이나 근사한 슬라이드 같은 피상적인 이미지만이 아닙니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은 전략적 마인드,논리 전개 능력,종합적 사고,효과적인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해,양질의 리서치,개성의 표현 등 복합적인 능력이 잘 어우러져야 듣는 이를 설득하고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전에 체크할 것들

미국의 한 연구소가 인간이 가장 공포심을 느끼는 상황에 대해 연구한 결과 깊은 물속,외로움,병,죽음,재정적 어려움 등이었습니다. 재미있게도 1위로 선정된 것은 청중 앞에서 말하기였다고 합니다. 인간은 타인의 비판이나 평가를 그만큼 두려워한다는 증거겠죠.따라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는 긴장감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자기암시나 호흡법 같이 자신만의 긴장감 관리 요령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자기 자신과 어울리는 프레젠테이션 스타일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프레젠테이션 스타일은 몸짓,자세,옷차림,목소리의 톤,얼굴표정,시선 처리,사용 언어 유형,태도 등과 같은 비언어 특징들이 어우러져 만들어집니다. 프레젠터의 스타일은 크게 블루 프레젠터와 레드 프레젠터로 나눠집니다. 블루 프레젠터는 침착하고 논리정연하고 프로페셔널한 태도가 특징으로 프레젠테이션의 정보와 탄탄한 논리를 무기로 청중을 설득하는 유형입니다. 반면 레드 프레젠터는 발표 내용에 대한 발표자의 열의,감정적 호소,드라마틱한 표정과 제스처로 청중에 호소력을 가지는 유형입니다. 자신이 어떤 스타일에 가깝고 어울릴지를 생각해본 뒤 각 유형의 장점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어떻게 극대화시킬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청중의 주목도 높이는 법

프레젠테이션 노하우 중 하나는 초반에 청중의 주목도를 높인 뒤 그것을 계속 끌고 가는 것입니다. 보통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첫 2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첫 2분 동안 그날 프레젠테이션의 목적,핵심 메시지,결론이 짧지만 강렬하게 전달돼야 합니다. 동시에 청중의 흥미와 기대감을 극대화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도발적인 질문 던지기,의외의 사실 언급하기,뜻밖의 통계 제시하기,재미있는 에피소드 말하기,누구나 공감할 만한 경구 인용하기,주목할 만한 전문가 예측이나 전망에 대해 말하기 등과 같은 기술이 도입부에 청중의 주목을 확 끌 만한 갈고리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초반부에 장악한 청중의 주목도를 계속 끌고가려면 중간중간 청중도 프레젠테이션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참여를 유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경과하면서 청중의 주목도도 급속히 떨어지게 됩니다. 청중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즉석에서 특정 이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식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럴 경우 프레젠테이션은 훨씬 더 쌍방향이 되면서 생기를 얻게 됩니다.

#자기인식과 리허설 거치기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검 포인트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은 재능이나 소질의 문제가 아니라는 자기인식입니다. 최고의 프레젠터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가장 준비를 많이 한 사람입니다. 늘 화제가 되는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도 사실 몇 달이 넘게 걸린 연습과 준비의 산물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준비가 철저해야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처럼 마치 한편의 완벽한 쇼를 보는 것과 같은 완성도를 갖게 됩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의 마지막 단계는 리허설입니다. 단순히 내용을 눈으로 점검해 보는 게 아니라 실제 상황처럼 청중을 모아놓고 슬라이드를 넘겨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정식으로 해보는 리허설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청중이 없다면 거울을 마주보고 하거나 영상녹화를 해도 좋습니다.

경영자 여러분의 프레젠테이션 능력은 스스로 얼마 정도의 점수를 주시겠습니까.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다면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의 요소를 염두에 두고 프레젠테로 나서보시기 바랍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부 이사 shinymoments@gmail.com
△한국외국어대 스웨덴어과 졸업,서강대 언론대학원 PR 석사
△호프만에이전시 한국지사장,딜로이트 컨설팅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장,오길비 PR 차장
△저서 '나는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