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테현 교민 30여명 연락 두절

11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최악의 강진이 발생했지만 현지 통신이 두절되면서 우리 교민의 피해 현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진앙지인 센다이(仙臺) 근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미야기현 4천439명과 야마가타현 2천99명, 후쿠시마현 2천61명 등 모두 1만1천572명.
아직 한인 인명 피해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쓰나미에 휩쓸린 미야기현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 아라하마에서 익사한 것으로 보이는 시신 200~300구가 한꺼번에 발견되는 등 피해 규모가 급증하고 있어 우리 교민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센다이 동북부 이와테현의 한 항구마을에서는 교민 30여 명의 연락이 두절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진 상태다.

현재 해당 지역 민단이 백방으로 이들의 행방을 수소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현지의 휴대전화는 지진 발생 직후부터 불통이 됐으며 국제 유선전화 연결도 쉽지 않아 정부가 피해 현황 집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주센다이 영사관에 국제전화 한선만 남아있는 상태"라며 "휴대전화 연결이 조금씩 재개되고 있다는 소식도 있긴 하지만, 추가로 해일이 몰려올 경우에는 통신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이날 현지에 파견되는 신속대응팀이 들고갈 위성전화를 이용해 피해 현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도호쿠대에서 유학 중인 한국 학생 10여명이 11일 오후 9시께 센다이총영사관을 찾아 유선전화를 이용해 한국의 가족에게 안부를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교민도 이메일이나 SNS 등을 통해 한국의 지인들에게 현지 상황을 알려오고 있다.

도쿄 록폰기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38)씨는 "전철 운행은 중단됐고 시내 교통도 온통 마비됐다"면서 "걸어서 귀가하는 사람들로 인도가 넘쳐나고 있으며 헬멧을 쓰고 걷는 사람들도 간간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도쿄 시나가와구에 사는 직장인 정모(37)씨도 "요코하마에서 오후 3시께 출발해 6시간여 만에 집에 도착했다"면서 "걸어오면서 보니 건물벽에서는 갈라진 틈 사이로 물이 줄줄 흐르고 거리 곳곳에 불탄 흔적이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도쿄 이이다바시에 사는 주부 이모(32.여)씨는 "전철도 엘리베이터도 멈췄고, 편의점 도시락도 몽땅 팔려버려 진열장이 텅텅 비어 있었다"면서 "그나마 큰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울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