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머 "PC 화면이 글 읽고 동작 인식하는 시대 열려"
카메라 아닌 픽셀이 센서로
기조 연설을 통해 소개한 가장 혁신적인 제품은 '픽셀센스' 기술을 적용한 '서피스 2.0'이라는 PC다. 서피스는 열 손가락을 사용해 작동하는 일종의 탁상형 PC로 1.0 버전에서는 디스플레이 밑에 있는 카메라를 통해 동작을 인식했지만 픽셀센스 기술이 적용된 2.0에서는 모든 픽셀(화소)이 적외선 센서로 작동해 반응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은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만든 이 제품에는 AMD의 멀티코어 프로세서와 그래픽 칩셋을 탑재했고 코닝의 고릴라 유리기판을 사용했다. 두께가 4인치에 불과해 벽에 걸 수도 있다. '서피스 2.0'을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마이크 앵귤로 MS 윈도부문 부사장은 화면 위에 '나는 볼 수 있다(I can see)'라고 쓰인 종이를 올려놓았고,서피스 2.0은 이를 정확히 인식했다.
앵귤로는 "산업계에서 서피스 2.0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며 캐나다 로열뱅크가 첫 고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MS는 서피스 2.0 가격을 1.0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앵귤로는 10인치 윈도 태블릿도 공개했다. 이 태블릿은 아이패드와 마찬가지로 손가락 터치로 작동할 뿐만 아니라 스타일러스펜으로 화면에 필기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기조연설에서 서피스 2.0만큼 주목을 받은 게 또 있다. '아바타 키넥트'라는 동작인식 가상현실 서비스다. '키넥트'는 웹캠과 센서를 이용해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함으로써 게이머가 아바타를 통해 가상현실에 빠져들게 하는 엑스박스360 주변기기로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최고 히트상품 중 하나다.
아바타 키넥트를 이용하면 아바타를 통해 가상현실에 빠져들 수 있다. 키넥트 센서는 게이머의 동작,얼굴 표정,입술이나 눈의 움직임까지 감지해 아바타에 반영한다. 온라인 게임 서비스인 엑스박스 라이브 이용자들이 아바타 키넥트를 이용하면 가상현실 공간에서 둘러앉아 회의를 할 수도 있다. 엑스박스 골드 멤버는 올봄부터 이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발머는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이 생산하는 새 윈도폰에 대해서도 몇 가지 사실을 밝혔다. MS 윈도폰7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새 윈도폰은 지금까지 30개 국가,60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9개 모델을 론칭했다. 미국에서는 2위 이동통신사인 AT&T를 통해서만 판매하고 있으나 금년 상반기 중 1위 버라이즌과 3위 스프린트를 통해서도 발매하기로 했다.
윈도폰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 프로그램)에 관해서도 얘기했다. 발머는 "윈도폰 개발자가 2만명을 넘어섰고 하루 100개의 새로운 앱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발머의 기조연설에서는 오랜 파트너인 인텔과 새 파트너인 AMD를 똑같이 배려하는 듯한 인상도 풍겼다. 윈도7 PC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앵귤로 부사장은 인텔이 최근 공개한 2세대 코어 '샌디브리지'를 시연했다. '윈텔동맹'이 깨지고 있다는 여론을 의식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라스베이거스=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