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주택이 최고치를 보인 2008년 12월에 비해 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팔리지 않아 사상 최고치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해양부는 작년 11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지방 6만5350채,수도권 2만9189채 등 총 9만4539채로 파악됐다고 4일 발표했다. 이는 전달에 비해 4.5%(4494채) 줄어든 수량으로 6개월 연속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지방은 전달 대비 6.2%(4349채) 줄어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방 미분양이 가장 많이 늘어난 2008년 12월의 13만9000여채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감소한 물량이다.

수도권 미분양은 0.5%(145채) 줄었다. 국토부는 서울지역 신규 미분양이 발생했으나 경기와 인천지역 기존 미분양 판매가 늘어 전체적으로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도권 미분양 2만9198채는 사상 최고치였던 작년 10월의 2만9334채와 큰 차이가 없는 규모다.

주택분양 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대표는 "수도권 미분양 물량이 사상 최고치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해도 수도권 주택수요를 감안하면 많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수도권 미분양의 70%가량이 중대형 아파트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작년 하반기 파주 용인 등의 미분양 주택이 전세난을 피하려는 실수요에 힘입어 다소 해소되긴 했지만 단기간 해소될 수 있는 성질의 물량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올해 대한주택보증의 환매조건부 미분양 주택 매입을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으로 확대키로 한 것도 이런 시장흐름과 무관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박상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방 미분양이 빠른 속도로 줄어 작년 하반기 주택보증의 미분양 매입을 신청한 업체 단지 세대수가 모두 저조했다"며 "매입대상 지역을 수도권으로 확대함에 따라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