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산을 자르게 하라.'이 말은 무슨 뜻일까.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재판관은 조정과 타협을 위해 소송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일단 판결을 내리면 더 이상 조정해서는 안 되며,법이 산을 자를 만큼 엄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가난하고 궁핍한 일꾼은 그가 너의 형제든 아니든 간에 억압하지 마라.그에게 그날 해가 지기 전에 일당을 주어라.그가 왜 높은 사다리에 올라가고,죽음까지 무릅쓰고 위험한 일을 했겠는가'라는 말은 유대 율법에 기초한 고용주의 윤리에 관한 것이다.

《승자의 율법》은 이런 유대의 오랜 가르침을 92개 장으로 편집해 현대인들이 겪는 삶의 딜레마와 의문을 조목조목 해결해준다. 생명은 왜 중요한가,결혼하면 행복한가,증오는 인간을 어떻게 파괴하는가 등 인간 세상의 근원적 의문에서부터 모든 죄는 용서받을 수 있는가,자연은 누구의 것인가,왜 법을 지켜야 하는가 등 철학적인 주제까지 핵심적인 질문과 답변들을 수없이 주고 받는다. 그리고 어떤 민족도 자유로울 수 없는 "전쟁은 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가"라는 경고 메시지를 홀로코스트의 역사로 일깨운다.

리더십에 대해 저자는 벌거벗은 왕자가 다시 옷을 입게 되는 과정을 예로 들면서 "만일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면 동정과 조언으로는 부족하다. 동정과 조언 모두 상대에게 잘못된 점을 인정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리더십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상대와의 공감"이라고 일갈한다.

'드러내지 않고 자선을 베푸는 사람은 모세보다 더 위대하다''나 자신의 빵을 추구하는 것은 물질적인 갈구이지만,내 이웃을 위해 빵을 추구하는 것은 영적인 갈구다'라고 말한 러시아의 종교실존주의자 니콜라이 베다예프의 말을 인용,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방법과 의미를 상기시켜 준다. 저자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랍비(현자)이며, 학자이다. 원제가 'Jewish wisdom'(유대인의 지혜)인 걸 보면,저자의 베스트셀러인 《유대인의 교양》 《유대인의 유머》 시리즈로 볼 수 있지만 '승자의 율법'이란 제목이 시사하듯 현대인들에게 생존경쟁의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마법 같은 교훈을 담고 있다.

전장석 기자 sak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