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포럼은 참으로 유용한 지식도구다. 세계적인 석학과 리더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그들이 내놓는 필생의 깨달음을 손쉽게 얻을 수 있어서다.

필자는 다국적 인사컨설팅회사 한국 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지난해까지 내리 4년을 '글로벌 인재포럼'과 함께 즐거운 지적 여행을 다녔다. 국내에서도 '다보스 포럼'을 지향하는 국제포럼은 많지만 그 가운데 '글로벌 인재포럼'이야말로 그 실현 가능성이 가장 큰 행사라고 생각해 왔다. 왜냐하면 인재는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가장 중요한 우리의 자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온 관심을 쏟는 것도 바로 '사람'이다. 세계 최고경영자(CEO) 530명에게 "무엇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가?"라고 물은 조사에서 가장 많은 응답은 '인재 때문에'였다. 비즈니스 리더들이 자주 하는 얘기도 바로 인재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천재경영론'을 주창하며 인재 1명이 10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자신의 업무 중 70%가 인재 발굴이라고 말했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은 "먼저 사람을 생각하고,전략은 그 다음이다"라고 강조했다.

인재가 최근 들어 특히 강조되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상황이 그만큼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미래가 불확실하면 할수록 그것을 헤쳐 나갈 새로운 인재에 대한 수요는 더 높아지는 것이다. 시대가 바뀐 것도 변수다. 뛰어난 소수 엘리트가 사회를 이끌어 가던 시대에서 이제는 조직 구성원 한 명에게 관리자의 업무가 할당되고 끊임없이 혁신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한 사람이 곧 하나의 회사인 시대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인재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된 '인재전쟁'은 최근 더욱 글로벌화,다변화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위기일수록 진정한 창조적 인재를 발굴하기가 쉽다는 사실을 알고 '핵심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신입사원을 뽑을 때 헬기를 보냈을 정도로 정성을 들였듯 우리나라 유수 기업도 해외 인재들을 뽑기 위해 현지채용 제도를 만들 뿐만 아니라 모든 출장길에 오르는 직원에게는 '우수인재 선발'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부산한 움직임 와중에 우리가 가져야 할 화두는 도대체 누가 인재이고,어떤 인재를 길러내야 할 것이냐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제목은 시의적절한 테마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세계적인 명사들이 짚어주는 변화의 흐름을 통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국제정세 판도 변화를 예측해 미래사회 인재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금까지 기업과 대학,정부가 실행한 우수 사례들을 종합해 미래형 글로벌 인재 양성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주옥 같은 얘기가 많이 실려 있어 포럼에 참가하고 있는 느낌도 든다.

"산업이 농업에서 정보기술로 급변하는 과정에서도 한국인들이 변함없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자식농사'였다. 교육이야말로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미래를 위한 가장 좋은 투자임을 증명한 사례다. "(이명박 대통령)

"글로벌 인재가 갖춰야 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로 모호한 상황에서도 성과를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종을 불문하고 호기심이 있고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사고력이다. 어떤 분야든지 문제를 분석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스콧 드라흐 보잉 인터내셔널 부사장)

기업이든 정부든 이제 사람이 핵심 경쟁력인 시대가 됐다. 앞으로 어떤 인재를 지향할지 개인적으로 짚어보는 독서 체험도 될 것이다.

김광순 R&D전략기획단 상임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