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위(Wii)'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로 유명한 일본 닌텐도의 지난해 이익이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일본 게임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닌텐도는 7일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순이익이 전년보다 18% 줄어든 2286억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1조4343억엔으로 전년보다 22% 감소했다.

이 회사의 순이익이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낸 건 2003회계연도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Wii 판매는 21% 감소한 2053만대,닌텐도DS는 13% 줄어든 2711만대를 각각 기록했다. 닌텐도DS(2004년 출시)와 Wii(2006년 출시)의 판매 감소도 두 제품이 시장에 나온 이후 처음이다.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회계연도에도 실적 호조로 승승장구했던 닌텐도의 발목을 잡은 건 애플의 아이폰과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페이스북이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과 페이스북을 통해 무료 게임이 쏟아져나와 '게임은 게임기로 즐긴다'는 공식이 깨졌고,닌텐도 수익모델 구성과 이익 유지에 직접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닌텐도가 기존의 게임 소프트웨어에만 의존해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새 소프트웨어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진의 배경이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닌텐도는 올 하반기에 특수 안경이 필요 없는 3D(3차원) 영상 신형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 3DS'를 출시해 시장 탈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닌텐도 3DS는 오는 6월 중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게임전시회 'E3 2010'에서 첫선을 보이며,연말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