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엑스포 한국관의 메시지는 '매력적인 한국'과 '한 · 중 우호'입니다. "

서울 한남동 제일기획 본사에서 지난달 30일 만난 김재산 제일기획 스페이스마케팅마스터는 "빼어난 문화와 자연,인간미,정보기술(IT) 등 성숙한 한류를 순서대로 보여준 뒤 한국과 중국의 작가가 함께 만든 트리 등을 전시해 'Your Friend,Korea'라는 주제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표현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마스터가 컨셉트에서부터 디자인 등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한국관은 개막 전 외관만으로 중국 언론조사에서 가고 싶은 국가관 5위,미국 뉴스 사이트(huffington)에선 최고 전시관 3위에 올랐다.

핵심은 '한글'이다. 지난해 초 김 마스터는 한국관을 준비하면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을 찾았다. 그는 "이 장관이 소통과 융합을 의미하는 '반도문화'를 강조하라고 했다"며 "소통의 기본 단위이자 융합 문자인 한글을 컨셉트로 정했다"고 말했다. 한국관의 외벽은 한글 자모를 본떴고,내벽은 강익준 화백이 '라면은 양은냄비에 끓여야 맛있다' 같은 생활단상을 적은 아트픽셀로 꾸몄다.

독일 건축박물관이 선정하는 '월드 베스트 초고층빌딩상 톱5'에 선정된 건축가 조민석씨의 도움도 받았다. 김 마스터는 "바로 옆 일본관은 한국관 예산의 4배를 쏟아붓고 준비기간이 1년이나 더 길었지만 한국관이 더 잘 지어진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목표는 상하이엑스포 예상 관람객 7000만명 중 500만명을 끌어들이는 것.그는 "500만명이면 1.2초당 1명씩 들어왔다 나갔다 해야 가능하다"며 "전시관 가운데 한강을 형상화한 시냇물을 만들어 동선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정보통신기술 전시회(CeBIT)와 북미 최대 가전전시회(CES) 등의 기획을 맡기도 했던 김 마스터는 올해 초 '마스터' 자격을 받았다. 마스터는 제일기획이 한 분야에서 국내 최고라고 인정한 사람에게 주는 명예직으로,삼성그룹 첫 여성 임원에 오른 최인아 부사장,한 · 일월드컵 개막식을 총괄한 김찬형 상무 등 8명이 이 칭호를 받았다.

김 마스터는 "스페이스마케팅은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공간을 매체로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체험할 수 있는(tangible)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는 "모바일,인터넷 등 뉴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생활양식이 바뀌고 있지만 동시에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마케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강유현/사진=김영우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