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강의를 다운받아보면 재생에 여러 제한이 걸려 있는 경우가 많았다.

다운로드 시 재생횟수가 감소하며,4회 이상의 다운로드는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말에 인터넷 강의를 구매한 친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DRM(Digital Rights Management)이라는 저작권 보호 기술 때문에 PMP의 시간에 오류가 있을 경우 재생이 불가능해진다는데,3번만 오류가 나도 강의를 다시 받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몇몇 친구들은 PMP가 방전이 되어 강의를 다시 받느라 고생하면서 점점 줄어드는 재생 횟수에 화를 내기도 했다.

교재 파일을 구해 제본하고,저작권법을 위반해 벌금을 물게 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흔히 ‘둠강(어둠의 강의)’이라 불리는 불법 공유 파일을 받는 친구들의 마음도 이랬을까?

컴퓨터실에 매일 가서 인터넷으로 강의를 들을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난감했다.

그런데 올해 몇몇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 인터넷 강의의 재생 제한을 폐지했다.

대부분의 강의 사이트들이 이 방법을 채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회사 간 경쟁이 그 이유일 것이다.

인터넷 강의 시장은 독점적 경쟁시장에 속한다.

독점적 경쟁시장에서 생산자들은 가격경쟁보다는 가격 외적인 요인에 영향을 주는 비가격경쟁을 선호한다.

제품 차별화가 바로 그 예이다.다른 생산자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산자는 더 많은 수요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이를 통해 더 많은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서 밀리게 된 생산자의 시장점유율은 하락해 결과적으로 이윤이 줄어 들게되게 되므로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한 생산자가 수강기간 내 무제한 재생·다운로드 서비스를 먼저 실시하자 나머지 생산자들도 이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둠강’이 잠식한 시장을 다시 살리기 위해 생산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도입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이는 각종 P2P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인터넷 강의 파일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강사에게 바로 질문하는 등 기존에 인터넷 강의들이 제공하던 여러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수강기간 내 무제한 재생 및 다운로드라는 혜택을 통해 DRM이 제거된 ‘둠강’파일의 장점도 받아들여 시장을 다시 확보하기위해 생산자들이 이 제도를 도입한 목적이다.

‘빛강’을 구매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기존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간 적극적인 판매 전략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실효성을 지녔는지는 의문이다.

생산자와 수요자 간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대해 생각해보자.

재생횟수와 다운로드 횟수의 제한을 폐지하게 되면 구매자가 주변 친구들과 함께 인터넷 강의를 돌려보게 될 위험이 발생한다.

즉,잠재적 수요가 감소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구매자에게 적법한 사유가 발생할 시에 한해 다운로드나 재생 횟수를 추가해주는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생산자가 ‘둠강’을 몰아낼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은 인터넷 강의를 직접 구매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즉 강사에게 1대1 동영상 질문을 하는 등의 강의 외적인 서비스를 강화한다면 소비자가 ‘둠강’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빛강’을 구매할 것이다.

김기범 생글기자(한일고 2년) topscience08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