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위기를 겪고 있는 두바이가 4일 세계 최고층 빌딩의 개장식을 화려하게 치르며 경제회복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동안 '부르즈 두바이'로 불려온 이 빌딩은 이날 개막식에서 지난해 두바이를 지원하고 나선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자 아부다비 통치자의 이름을 따 '부르즈 할리파'로 개명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는 이날 부르즈 할리파의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린 개장식에서 "오늘 UAE는 인류 최고 높이의 건물을 갖게 됐다"며 "이 위대한 프로젝트에는 위대한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셰이크 할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부다비 통치자는 지난해 말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가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해 있을 때 100억달러를 전격 지원하며 두바이 경제에 회생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날 개장식 행사에선 화려한 불꽃놀이 속에 UAE 국기를 상징하는 빨간색 녹색 검은색 그리고 흰색으로 장식한 낙하산이 하늘을 수놓았다. 시행사인 에마르는 그동안 극비에 부쳐온 부르즈 할리파의 높이가 828m라고 확정 발표했다. 이는 기존 최고 빌딩인 대만의 타이베이101(508m)보다 320m 높은 것이다. 에마르 측은 "2004년 건설을 시작한 부르즈 할리파는 총 15억달러가 소요됐다"고 밝혔다.

162층 규모 부르즈 할리파의 1~39층에는 아르마니 호텔이 3월 문을 열며,40~108층엔 고급 아파트 1044채가 2월 입주를 시작한다. 109층 이상은 사무실로 최고시속 65㎞의 엘리베이터 54개가 운행한다. 전문가들은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분양됐지만 사무실은 경기침체로 모두 임대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