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용현동 인하대 앞 공터에 마련된 청라지구 2차 동시분양 모델하우스.16일 오전 10시 견본주택 문이 열리자마자 방문객들이 몰려들어 오후 6시 상담 종료 때까지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동문건설 반도건설 제일건설 등 3개사 모델하우스에는 이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5000여명의 청약대기자들이 찾았다.

청라지구와 분양 경쟁을 벌이는 영종하늘도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날 인천시청 앞에 마련된 현대건설 한양 우미건설 등 5개 건설사 모델하우스에 7000여명이 방문해 첫 분양되는 영종하늘도시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대우건설이 충남 당진에서 이날 개관한 모델하우스에도 4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확대 등의 영향으로 기존 서울 · 수도권 집값은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신규 아파트 분양 현장에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올 하반기 들어 가장 많은 12개 아파트 견본주택이 이날 문을 열었으며 가는 곳 마다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서울 · 수도권에서는 다음 주부터 1만1400여채의 아파트를 동시 분양하는 청라지구와 영종하늘도시가 주목을 받았다. 청라지구 모델하우스에는 투자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실수요자들이었다. 이곳에서 올 상반기에도 아파트를 분양했던 반도건설 김정호 과장은 "상반기 1차 동시분양 때에 비해 첫날 방문객수는 약간 적으나 모델하우스 안에서 전문상담사와 실제 상담하는 고객은 더 많았다"고 말했다. 10명의 전문상담사가 배치됐는 데도 이날 하루종일 상담코너마다 방문객이 줄을 서서 상담을 기다려야 했다. 제일건설 이창훈 분양소장은 "첫날 방문객의 70% 정도는 인천지역 거주자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방문객들 대부분이 청라지구 기본 입지 여건을 알고 있는 상태여서 질문 사항도 교통 및 주변 여건보다는 단지 내 시설과 아파트 평면 등에 집중됐다고 이들 관계자들은 전했다.

동문건설 분양을 담당하는 손원일 본부장은 "올 상반기 청라지구 1차 동시분양에 당첨되지 못한 수요자들이 많이 찾았다"며 "내년 2월11일까지 신규 아파트를 계약하면 1년 뒤에 전매(전용 면적 85㎡ 초과)를 할 수 있는 점 등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분양을 받겠다는 생각에 경쟁률이 낮을 만한 타입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도 상당히 많았다고 손 본부장은 덧붙였다.

다음 주 첫 동시분양이 실시되는 영종하늘도시의 경우 입지 여건 및 주변 개발 상황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한양 김성민 마케팅팀장은 "영종하늘도시 아파트가 처음 일반에 선보이다보니 방문객들이 다양한 테마파크 등 영종지구의 개발 계획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고 밝혔다. 영종하늘도시와 가장 가까운 제3연륙교 건설 시기 등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왔다고 김 팀장은 말했다.

전 주택형이 59㎡의 소형 아파트로 구성된 한양의 경우 30대 초중반의 젊은 수요층의 방문이 많았다. 이날 하루 동안 전화문의 건수도 600여통에 달했다.

경기도 광명시 하안1동 '광명e-편한세상 · 센트레빌' 아파트는 모델하우스 문을 연 지 이틀째인 데도 오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이 아파트는 오는 21일 전체 2815채 가운데 428채에 대해 1순위 청약을 접수한다. 이곳은 후분양 재건축 단지로 내년 1월 입주 예정이다. 가격도 3.3㎡당 1300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경기도 부천 역곡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김춘자씨(42)는 "현재 20평형대에서 보증금 6000만원에 세들어 살고 있는데 전셋값이 더 오른다고 해서 불안해 59㎡형에 청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400여명에 달하는 이곳 조합원 상당수도 입주를 앞두고 견본주택을 찾았다.

대우건설이 충남 당진에서 898채의 아파트를 분양하는 견본주택에는 예상을 웃도는 4000여명의 대기 청약자들이 방문했다. 분양 관계자는 "이번 1차에다 내년에 분양 예정인 2차를 합치면 1500여채의 대단지인 데다 초 · 중 · 고교가 단지와 인접해 있는 점 등이 주목받았다"고 말했다.

김철수/이호기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