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만 한 토끼, 칠면조만 한 닭, 터미네이터 소, 기절하는 염소 등….

사람들은 이런 동물을 키우는 이유는 두 가지다. 몸집이 큰 동물은 고기를 많이 생산해 경제적 가치가 있고, 몸집이 작은 동물은 사육하는데 공간이 많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펀딧 인터넷판은 23일 이런 동물들은 사람의 이목을 끌만한 독특한 특성을 가졌고, 이런 특성이 돈벌이로 이어지게 돼 사육의 이유가 된다고 전했다.

◆돼지쥐…싸고 양 많아 인기

페루에는 '꾸이(Cuy)'라는 유명한 쥐 요리가 있다. 바로 이 돼지쥐로 만든 것이다. 이 쥐는 약 1kg으로, 보통 쥐보다 2배가량 많이 나간다.

또 8인 가족이 한 끼 저녁을 해결할 수 있을 만큼의 넉넉한(?) 살코기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페루에서는 1년에 6500만 마리를 소비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가격도 마리당 3.2달러(약 4000원)로 싸다.

세계 곳곳에 사는 페루인들을 위해 이 돼지쥐는 매년 수출되기도 한다고 비즈니스 펀딧은 전했다.

◆독일 자이언트 토끼…식량난 해결에 도움

독일의 자이언트 토끼는 세계에서 가장 큰 토끼 품종으로, 언뜻 보면 개로 착각할 만큼 몸집이 크다. 몸무게도 8kg에 달한다.

사육자들이 이 토끼를 특이한 생김새와 모피, 풍부한 살코기 때문에 키운다고 비즈니스 펀딧은 설명했다. 실제로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이 식량난 해결을 위해 이 토끼를 12마리 가져가 사육하고 있다.

◆저지 자이언트 닭…칠면조 대체품으로 개발

저지 자이언트는 19세기에 두 남성이 비싼 칠면조를 대체하기 위해 3가지 닭 품종을 교배시켜 탄생했다.

그 결과 암탉은 평균 4.95kg, 수탉은 5.85kg나 나간다. 처음 이 닭이 나왔을 때 수많은 사람이 육류 사업 분야의 블루오션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성장 속도가 너무 느려 '거대한 닭'이라는 수식어만 남게 됐다고 비즈니스 펀딧은 전했다.

◆벨기안 블루…유전적 결함으로 탄생

인크레디블 헐크 카우(Cow), 몬스터 카우, 슈워제너거 카우 등으로 불리는 벨기안 블루는 무게만 1300kg 이상이다.

19세기 중반 영국의 쇼트혼과 네덜란드 프레시안을 교배해 탄생했다. 근육 성장을 제어하는 단백질인 마이오스타틴 결함으로 '이중 근육'이라 불리는 거대한 근육을 갖게 돼, 엄청난 양의 살코기를 생산할 수 있다.

덕분에 가축업자들은 이 건강한 소에 눈독 들이게 됐다고 비즈니스 펀딧은 전했다.

◆기절하는 염소…희생 통해 다른 동물 보호

'기절하는 염소'는 선천성 근긴장증을 가지고 태어나, 놀라면 모든 근육이 얼어 버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염소 우리도 매우 작다. 담장을 뛰어넘다가 놀라서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리기 때문에 클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 염소는 예부터 아주 귀한 대접을 받았다. 다른 육식동물이 농장에 침입해 양 같은 초식동물을 공격하려고 할 때 놀라서 먼저 기절해 버린다. 이 염소의 희생으로 다른 동물이 피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는 얘기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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