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에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가입하더라도 투자 시점은 중요하다. 환매 시점에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면 증시 수준이 낮을 때 가입하는 게 절대 유리하다.

가입자가 많은 국내 주식형펀드와 중국펀드를 실제 사례를 들어 비교해 보자.증시 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대표 주식형펀드인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을 코스피지수가 540선을 기록하며 저점을 형성했던 2001년 10월25일에 거치식으로 가입한 투자자는 이달 16일 현재 40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코스피지수가 915를 기록했던 2002년 4월25일 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의 수익률은 153% 남짓에 그치고 있다. 가입 시점에 따라 배 이상의 수익률 차이가 나는 셈이다. 또 코스피지수가 1992를 기록했던 작년 7월25일에 가입한 투자자는 1년6개월 새 투자금의 29%를 까먹은 것으로 산출됐다.

이 같은 결과는 매달 일정액을 불입해 증시가 하락해도 저가에 매수해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적립식 펀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봉쥬르차이나주식1'에 2004년 12월27일 가입하고 매달 25일 50만원씩 불입한 투자자는 4년간 투자하고 지난 16일에 환매했을 경우 3.7%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이 펀드가 투자하는 홍콩H지수가 고전한 것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수익률이지만 가입시점을 홍콩H증시가 고점을 기록했던 작년 10월25일로 잡은 투자자의 수익률은 -26.6%로 오히려 손해를 봤다.

이에 대해 안영회 KTB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는 "펀드도 기본적으로 주식과 투자방법이 같아 저평가된 시점에 투자를 결심하는 게 장기투자라도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시점을 결심한 다음에는 증시 추세가 정해졌다고 판단되면 거치식을,지금과 같이 아직 바닥을 모르겠다면 적립식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