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가 연 5% 가까이 치솟으면서 은행 예금의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예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실세 총예금은 4조9천205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쳐 전달의 11조8천12억원보다 증가 폭이 절반 이상 줄었다.

저축성예금 증가폭은 5조5천214억원으로 전달 9조7천277억원보다 42%나 급감했다.

또 요구불예금은 오히려 전달보다 6천9억원이 감소했다.

반면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크게 늘리면서 CD순발행액은 4월 1조7천473억원에서 5월에 3조5천405억원으로 증가했다.

증시로의 자금 이동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같은 기간 머니마켓펀드(MMF)에는 10조9천195억원이 몰렸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예탁금도 9천319억원 가량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자금 담당자는 "물가가 계속 치솟을 경우 머니무브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특판예금을 출시하는 등 시중자금 잡기에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달 말까지 연 최고 6.0% 의 금리를 주는 예금상품을 1조원 한도로 판매할 예정이다.

금리는 CD를 기준으로 1년 만기가 연 6.0%이고 1년 초과 및 9개월은 연 5.8%, 6개월은 연 5.6%다.

개인 고객과 공공기관, 비영리기관 등이 가입할 수 있고 최소 가입금액은 2천만원, 가입기간은 6개월에서 2년까지 선택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주가지수예금과 함께 정기예금에 가입할 경우 7.1%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지수연계 특판예금을 17일까지 판매한다.

주가지수예금 및 정기예금 최저가입 금액은 500만원 이상으로 1년 만기 상품이다.

개인의 경우 1인당 2천만원까지 세금우대가 가능하며 원할 때는 언제든지 원금의 90%까지 예금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