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반응은 떨떠름했다.

'0.50%포인트 깜짝 인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크게 실망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내년 1월이나 1분기 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는 데다 미 정부의 시장친화적 금리정책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37포인트까지 급락했으나 프로그램 매수 덕에 2.38포인트 오른 1927.45에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당분간 기간 조정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어서 미국 소비나 부동산 관련 경기지표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0.25%P 부정적 영향 제한적

미 금리 인하에 대한 실망 매물은 이날 장중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심 기대치가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국내 증시 입장에서는 0.25%포인트 금리 인하로 크게 나빠진 건 없다"고 말했다.

FOMC 성명서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FOMC의 정책기조가 인플레이션 압력보다는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둔화로 초점이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1분기까지 시장친화적인 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길게 보면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금리 인하 전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데다 밸류에이션(주가 수준) 부담도 없다"며 "1990년대 초반 금리 인하 후 미 주가가 상승했던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국내 증시가 당장 상승랠리를 펼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제 성장세가 둔화돼 미 증시가 조정을 보이는 마당에 '나홀로' 상승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급락으로 바닥은 확인했으나 본격적인 상승 추세 재진입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 금리 인하 후 눈여겨볼 변수는

미 금리 이벤트에 이어 미국 경기 관련 지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주는 11월 물가지수와 소매판매 결과가 주목할 만한 변수로 꼽힌다.

이들 지표를 통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와 소비 동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물가지표가 나쁘게 나올 경우 내년 초 추가 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 소비나 부동산 경기와 관련한 지표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금융 불안과 부동산 경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모기지업체 주가 추이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일 미국 내 모기지업체 주가는 지수 하락률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져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우세함을 보여줬다.

국내쪽으로 눈길을 돌리라는 의견도 있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충격 여부와 채권시장 동향이 꼽힌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13일 선물·옵션 만기일에 적극적인 저가 매수세가 들어와 지수 낙폭을 줄일 수 있을지가 연말 지수 흐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증시를 둘러싼 악재가 상존해 있어 연말 산타랠리 기대는 미니 안도랠리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4분기 실적에 대한 윤곽이 나오는 내년 1월까지는 일정한 방향 없이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