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스기 노부야 < 한국후지제록스 최고고문 nobuya.takasugi@kor.fujixerox.com >

얼마 전 한국 인구가 5000만명을 넘었다고 들었다.이는 감소하고 있는 일본 인구와 비교해보면 일본의 39%에 해당한다.한국 국토(남한)는 약 9만9000㎢로 일본의 25%에 해당한다.그 결과 인구밀도는 약 501명/㎢로 일본의 337명/㎢를 1.5배 웃돈다.

인구밀도는 한국이 높지만 한국의 주택환경은 일본보다 더 넓고 쾌적하다.

일본은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주택환경은 빈약하다.

그래서 가끔 일본 주택은 '토끼집'이라고 비유되기도 한다.이렇게 일본주택이 낙후된 이유는 정부의 도시계획 및 주택정책의 빈곤에서 온 것이다.예를 들어 도쿄는 에도시대의 거리가 무계획적으로 근대화된 것이다.따라서 집은 그대로 다시 지어지고,도로는 옛날 거리 그대로 포장돼 오늘에 이르게 됐다.도쿄 등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주택공사가 교외에 베드타운을 지었지만 그 표준은 3LDK라고 해서 고작 70㎡ 정도의 넓이다.이는 인구의 도시집중에 의한 과밀화로 면적이 좁은 것이며 지진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코스트 문제로 고층화가 진척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와서 놀란 것 중 하나가 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지방에 고층 아파트가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온다.농촌지역에 누가 이렇게 많이 살고 있을까 의심이 들 때가 있다.지진 등 천재지변이 없는 만큼 자유롭게 고층화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기만 하다.

일본에서 맨션이라고 부르는 한국의 아파트는 쾌적하다.먼저,면적은 100㎡를 넘는 넓이가 많다.베란다가 있고 욕실이 2개 있는 집도 있다.기후도 건조하고 일본처럼 무덥지 않아 세탁물을 위해 남향이나 일조량 등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무엇보다 일본인이 가장 감동하는 것은 겨울철 온돌 시스템이다.예전에는 장작이나 연탄 등을 연료로 사용해 거리가 지저분했다고 하는데,지금은 중유와 가스 등을 써서 쾌적 그 자체다.

많은 일본인 주재원이 온돌시스템을 일본에 가지고 가고 싶다고 말한다.최근 일본에서도 바닥 난방시스템이 보급되기 시작했다.그러나 한국의 온돌과는 달라 집 전체가 따뜻해지는 시스템이 아니다.

한국의 주택사정은 일본에 비해 윤택하다.그 증거로 한국에 근무했던 주재원들이 일본에 돌아가면 어린 자녀들이 "아빠,왜 우리 집은 화장실이 한 개예요?"라고 자주 묻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