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펀드인데 수익률은 왜 다르지?" 지난해 말 '미래에셋디스커버리2'에 가입한 김형석씨(35)는 펀드 수익률을 확인할 때마다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수익률은 꽤 괜찮은 편이지만 이름도 같고 운용 방식도 유사하다고 생각한 '미래에셋디스커버리'와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년간 '디스커버리2' 수익률은 61.85%지만 '디스커버리'의 수익률은 76.74%나 된다.

또 '디스커버리3'의 수익률은 56.54%에 그치고 있다.

대부분의 펀드 판매사들은 시리즈펀드를 사실상 같은 펀드로 홍보하고 있다.

설정 시기와 수수료체계만 다를 뿐 운용 방식과 편입 종목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종목 편입 시기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다르게 나타나는 데다 일부 운용사는 다른 펀드매니저가 완전 별개 펀드로 운용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리즈펀드 수익률 '천차만별'
◆시리즈펀드 수익률 제각각


9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에서 설정된 주식형펀드 중 시리즈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디스커버리''인디펜던스''차이나솔로몬' 등을 비롯해 10여 종류가 있다.

미래에셋의 경우 '디스커버리'와 '차이나솔로몬'은 원조 펀드가 가장 우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인디펜던스'는 뒤에 나온 펀드들의 수익률이 오히려 낫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1'은 최근 6개월,9개월 수익률이 각각 62.07%,101.63%나 되지만 '차이나솔로몬2'의 경우 각각 39.85%,76.38%로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반면 '인디펜던스'는 '차이나솔로몬'만큼 수익률 격차가 크지는 않지만 올초 이후 수익률 기준으로 '인디펜던스2'가 61.45%로 '인디펜던스1'의 56.48%를 추월했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 펀드도 1,2펀드의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지난해 6월 설정된 '1펀드'의 경우 올 들어 31.4%의 양호한 성적을 낸 반면 '2펀드'의 수익률은 9.12%로 저조한 상태다.

◆운용 방식 확인해야

시리즈펀드는 △원조 펀드의 규모가 너무 커져서 운용상 제약이 있거나 △수수료체계를 달리 해서 판매할 필요가 있거나 △판매사들에 마케팅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펀드다.

대개 인기를 끈 펀드에 일련번호만 달리 해서 판매를 하는 까닭에 투자자들은 같은 펀드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운용 방식이 다른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원조 펀드인 '디스커버리'는 주식운용1본부에서,'디스커버리2'는 2본부에서 운용을 맡고 있다.

처음에는 모두 1본부에서 운용했지만 '디스커버리2'의 운용을 맡던 펀드매니저가 2본부로 옮기면서 각각 다른 본부에서 운용을 맡게 됐다.

펀드매니저가 다르다 보니 운용 방식도 다르고 수익률도 차별화돼 나타나는 것이다.

펀드매니저가 같고 운용 방식이 유사하더라도 편입 종목의 차이로 수익률이 벌어질 수 있다.

한국투신운용의 '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의 경우 '1펀드'는 설정 초기 편입한 비상장 기업이 올해 상장되면서 많은 수익을 냈지만 뒤에 설정된 '2펀드'는 해당 종목을 편입할 수 없어 '1펀드'에 비해 성적이 저조하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지금은 편입 종목이 비슷해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유사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시리즈펀드라도 자산운용사별로 다르게 운용할 수 있다"며 "펀드 이름보다는 운용 방식과 펀드 성격을 확인하고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