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리를 향후 5년간 현 수준으로 동결(凍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미국과 세계경제에 충격을 가하고 국제금융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데 따른 비상조치다.

하지만 3분기 연체율이 20년래 최고수준을 기록하는 등 모기지 부실 파문은 아직도 심각한 상황이어서 과연 이번 대책이 사태를 진정시키고 금융 불안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 정부의 이번 조치가 결코 남의 일로만 보이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역시 부동산 문제가 만만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8%대에 들어섰고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는 최고 9%를 넘어선 형편이다.

대출자들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은행 예금이 고수익 금융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탓에 앞으로도 금리는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데다,미분양 아파트가 10만가구를 넘어서는 등 주택경기마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우려가 더욱 크다.

대출자들과 건설업체 금융회사들이 한꺼번에 어려움에 빠져들면서 부작용이 한층 증폭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까닭이다.

그런 점에서 부동산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사전에 차단(遮斷)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유동성 관리 및 자금쏠림 현상 개선 등을 통해 금리상승을 억제하는 일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콜금리를 동결하긴 했지만 시중자금 흐름 등을 감안할 때 금리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고 보면 한시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될 일이다.

미국의 사례는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