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매매가격과 부실 규모,정부의 인가 조건 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인수작업을 마무리하려면 5개월가량 걸린다.

주식매매 양해각서(MOU) 체결→기업 실사→이사회 의결→본계약 체결→정부 인가→주주총회 승인 등을 거치면서 몇 가지 변수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가장 민감한 문제는 가격이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12일 "매각자문사인 골드만삭스가 현재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서 복수의 투자자와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의 이날 종가는 1만200원(장중 최고가 1만850원).업계에서는 주당 1만1000~1만2000원에서 매매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금주 중반께 인수가격을 포함한 주식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얼마를 써낼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호주 투자회사 맥쿼리 관계자는 "주당 1만원에 사려고 골드만삭스와 협상했으나 SK텔레콤이 워낙 높은 가격에 사려고 해 포기했다"며 "내부 정보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주당 1만3000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무리하게 높은 가격을 제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업 운영 능력이나 자금력,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할 때 SK텔레콤이 유력하면서도 유일한 인수후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여유를 갖고 가격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실사과정에서 드러날 부실 규모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맥쿼리 칼라일 등이 실시한 예비실사 과정에서 하나로텔레콤 자회사인 하나로미디어에서 적지 않은 부실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TV 가입자가 66만명(10월 말 기준)을 넘었지만 셋톱박스 무료 공급 부분에서 추가 부실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통상 가격협상을 마쳤더라도 추가 부실이 발견될 경우 매매가격의 5~10%를 조정할 수 있다.

주식매매계약을 맺어도 정보통신부의 주식취득인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남아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인가 신청이 들어오면 사업운영 능력,자원관리 적정성,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인가를 내준다"면서 "인가 과정에서 공정위와 협의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이 유선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조건을 달아 인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명수/양준영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