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대모 양희은이 방송을 통해 노래 '아침이슬'의 탄생과정과 금지곡이 된 사연 등을 전했다.

양희은은 24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하여 노래 '아침이슬'이 70년대 저항가요의 상징처럼 여겨지기 이전인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건전가요상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양희은은 70년대 '청개구리'라는 노래 모임을 통해 김민기, 서유석 등과 친분을 쌓으면서 우연히 한 모임에서 '아침이슬'이라는 노래를 듣게 됐다.

당시 김민기의 선배가 바리톤으로 불렀던 이 노래가 너무 가슴에 와닿고 좋았던 양희은은 원작자 김민기가 바리바리 찢어 휴지통에 버린 원곡의 악보를 찾아내 이 노래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이후 정식으로 음반취입을 제의받은 양희은에게 김민기는 흔쾌히 '아침이슬'의 편곡과 반주를 맡아줬다.

양희은은 가사 중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타오르고'라는 문구로 봤을 때 당시 수유리 419묘역 근처에 살던 당시 미대생이던 김민기가 밤새 스케치를 하다 이런 문구를 지은 것 같다고 조심스레 노래의 탄생 경위를 추측했다.

하지만 양희은은 '아침이슬'이 저항가요의 상징처럼 여겨지며 1975년 방송부적격곡으로 판정받은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 노래는 건전가요상을 받은 곡이었다"며 "아마도 대학생들이 시위 때 많이 불러서 금지곡으로 선정한 것 같은데 금지하고 나니 학생들이 더 부르더라"고 설명했다.

양희은은 왜 건전가요였던 '아침이슬'이 금지곡이 되어야 하는지 항의하지 않았냐는 MC의 질문에 "당시는 항의할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 주위의 친구들이 하나씩, 둘씩 사라진 뒤 피폐해진 모습으로 나타나는 걸 보며 겁이 났다"고 당시 시대적 상황과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양희은은 "박정희 정권은 무섭다기 보다는 코믹했다"며 냉소적인 웃음을 던지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